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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분포

문제가 다섯 개인 시험을 생각해 보자. 문제마다 보기가 네 개 있고 그 가운데 하나만 정답이다. 시험공부를 전혀 하지 않아서 모든 문제를 찍는다. 정확히 두 문제를 맞힐 확률은 얼마일까? 이런 확률을 구할 때 쓰는 것이 이항분포이다.

문제가 하나라면 아주 쉽다. 보기 네 개 가운데 하나가 정답이므로 확률 14로 맞히고 확률 34으로 틀린다. 문제는 다섯 개이고, 두 개는 맞히고 세 개는 틀려야 한다는 점이 까다롭다.

구체적인 순서 하나

먼저 구체적인 순서 하나만 보자. 처음 두 문제를 맞히고 나머지 세 문제를 틀렸다고 하자. 이를 OOXXX로 나타내자. O는 성공, 즉 정답이고 X는 실패, 즉 오답이다.

문제들은 서로 독립이다. 첫 번째 문제를 맞혔다고 해서 두 번째 문제가 쉬워지거나 어려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각 문제의 확률을 곱할 수 있다.

P(OOXXX)=14⋅14⋅34⋅34⋅34

되풀이되는 인수를 거듭제곱으로 묶는다.

P(OOXXX)=(14)2⋅(34)3

거듭제곱을 계산한다.

P(OOXXX)=116⋅2764=271024

하지만 이것은 여러 경우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정답 두 개는 OXOXX, XXXOO 같은 순서로도 나올 수 있다. 이런 순서는 모두 확률이 271024로 같다. 순서만 다를 뿐 14이 두 번, 34이 세 번 들어 있고, 곱셈에서는 인수의 순서가 상관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런 순서는 모두 몇 가지일까? 다섯 문제 가운데 맞힐 두 문제를 고르고, 고르는 순서는 상관없다. 바로 조합이다.

5C2=5!3!⋅2!=10

즉 서로 다른 순서가 열 가지이고, 각각의 확률이 271024이다. 각 순서는 서로 배반이므로 확률을 더한다. 즉 10을 곱한다.

P(정확히 두 문제를 맞힘)=10⋅271024=2701024≒0.26

따라서 찍어서 정확히 두 문제를 맞힐 확률은 약 26%이다. (14)2⋅(34)3만 계산하고 순서 열 가지를 잊어버리고 싶어진다. 그러면 결과가 원래보다 10배 작아진다.

공식

같은 방법을 문제의 개수와 확률이 얼마이든 쓸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각 문제를 시행, 정답을 성공이라고 한다. 성공한 횟수를 확률변수 X로 나타내면, 이항분포는 이 확률변수의 확률분포이다. 공식만 필요하다면, n번의 시행에서 정확히 k번 성공할 확률은 다음과 같이 구한다.

P(X=k)=nCk⋅pk⋅(1−p)n−k,

여기서 p는 한 번의 시행에서 성공할 확률이다. 거듭제곱 pk은 k번의 성공에, 거듭제곱 (1 − p)n − k은 나머지 n − k번의 실패에 해당하고, 이항계수 {}nCk는 그런 일이 일어나는 순서가 몇 가지인지 알려 준다.

이 시험에서는 n = 5, k = 2, p=14이다. 대입한다.

P(X=2)=5C2⋅(14)2⋅(34)3=2701024

앞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공식은 사실 앞 절의 방법을 짧게 쓴 것일 뿐이다.

공식은 일정한 조건에서만 쓸 수 있다는 것에 주의하자. 다음 네 가지가 성립해야 한다.

  • 시행 횟수 n이 미리 정해져 있다.
  • 각 시행은 서로 독립이다.
  • 모든 시행에서 성공할 확률 p가 같다.
  • 각 시행의 결과는 성공과 실패의 두 가지뿐이다.

시험 문제를 찍는 것은 네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 하지만 몇몇 문제의 답을 안다면 문제마다 성공할 확률이 달라지므로 공식을 쓸 수 없다.

적어도

실제로는 “정확히 두 개”보다 “적어도 하나”가 궁금한 경우가 많다. 찍어서 적어도 한 문제를 맞힐 확률은 얼마일까? P(X = 1), P(X = 2), …, P(X = 5)를 구해서 모두 더하는 방법도 있다. 더 빠른 길은 여사건을 이용하는 것이다. “적어도 하나를 맞힌다”의 여사건은 “모두 틀린다”이다. 하나도 못 맞힌다는 것은 다섯 번 잇달아 틀린다는 뜻이다.

P(X=0)=(34)5=2431024

이 결과를 1에서 뺀다.

P(X≥1)=1−(34)5=1−2431024=7811024

적어도 한 문제를 맞힐 확률은 약 76%이다. 희망적으로 들리지만, 다섯 문제 가운데 하나만 맞혀서는 시험을 통과할 수 없다.

시험에 통과하려면 적어도 세 문제를 맞혀야 한다고 하자. 이번에는 여사건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사건도 항이 세 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 경우를 직접 더한다. 먼저 세 문제를 맞히는 경우이다.

P(X=3)=5C3⋅(14)3⋅(34)2=10⋅164⋅916=901024

네 문제를 맞히는 경우이다.

P(X=4)=5C4⋅(14)4⋅34=5⋅1256⋅34=151024

마지막으로 다섯 문제를 모두 맞히는 경우이다.

P(X=5)=(14)5=11024

더한다.

P(X≥3)=90+15+11024=1061024≒0.10

찍어서 시험을 통과할 확률은 약 10%이다. 그러니 공부할 만한 가치가 있다.

같은 공식으로 P(X=1)=4051024도 구하면 여섯 가지 경우를 모두 알게 되고, 그래프로 그릴 수 있다. 각 막대 위에는 분수의 분자가 있고, 분모는 언제나 1024이다. 점선 오른쪽의 빨간 막대는 시험에 통과하는 경우이다.

다섯 문제 가운데 찍어서 정확히 k문제를 맞힐 확률. 막대 위의 수는 분모가 1024인 분수의 분자이다

이제 계산을 잘못하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정답의 개수는 어느 하나로 반드시 정해지므로 모든 분자를 더하면 1024가 되어야 한다.

243+405+270+90+15+1=1024

맞는다. 그래프를 보면 한 문제를 맞히는 경우가 가장 많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평균적으로 n⋅p=5⋅14=1.25문제를 맞히는데, 이는 기대한 대로 다섯 문제의 4분의 1이다.

목차: 확률, 여사건, 이항분포, 조건부확률, 6/49 복권(스포르트카)에 당첨될 확률, 유로잭팟에 당첨될 확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