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연산
관계는 사실 집합이므로 관계에도 보통의 집합 연산을 할 수 있다.
집합의 연산
앞의 글에서 관계를 집합으로 정의했다. 집합에는 합집합, 교집합, 차집합 같은 연산을 할 수 있다. 관계에서는 이 연산들이 어떤 뜻인지 살펴보자.
먼저 조건을 하나 정해야 한다. 아무 관계 사이에서나 이 연산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보다 작다’와 ‘짝수이다’라는 관계가 있다면 이 연산은 의미가 없다. 첫 번째 관계는 이항관계이고 두 번째 관계는 일항관계이기 때문이다. 집합 연산을 한 다음에도 다시 관계를 얻으려면 관계들의 항수가 모두 같아야 한다. 즉 어떤 n에 대해 모두 n항 관계여야 한다.
합집합
‘보다 작다’와 ‘같다’라는 관계가 있다고 하자. 이 두 관계의 합집합을 구하면 어떻게 될까? ‘보다 작다’라는 관계에는 a < b가 성립하는 순서쌍 (a, b)가 모두 들어 있다. 같음 관계에는 a = b가 성립하는 순서쌍 (a, b)가 모두 들어 있다. 그래서 관계 < ∪ =에는 a < b 또는 a = b가 성립하는 순서쌍 (a, b)가 모두 들어 있다. 수 a는 수 b보다 작거나 같다. 이 관계는 이미 알고 있다. ‘작거나 같다’라고 하고 ≤로 나타낸다.
관계 R1과 R2가 있으면 합집합으로 관계 R = R1 ∪ R2가 생긴다. 이 관계에서는 원소 r이 관계 R1에 있거나 관계 R2에 있으면 관계 R에 있다. 다시 말해 합집합을 구한 관계 가운데 적어도 하나에 들어 있던 원소는 결과로 얻은 관계에 들어 있다.
교집합
합집합에서는 합집합을 구한 관계 가운데 적어도 하나의 원소였던 것들로 이루어진 새 관계를 얻었다. 교집합도 비슷한데, 다만 원소가 두 관계 모두에 속해야 한다.
다시 ‘보다 작다’와 ‘같다’라는 관계(실수의 집합에서 정의한 것)를 가져와 교집합을 구하면 무엇을 얻을까? ‘보다 작다’라는 관계에 있으면서 동시에 서로 같은 원소들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있을 수 없다. a < b이면 a = b는 결코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공관계(원소가 없는 관계)를 얻는다.
다음 두 관계를 생각하자. ‘나누어떨어진다’라는 관계와, a가 홀수이고 b가 짝수인 순서쌍 (a, b)로 이루어진 이항관계이다. 자연수에서 생각하자. 첫 번째 관계에는 (5, 15), (6, 30), (3, 123) 같은 순서쌍이 있다. 언제나 두 번째 수가 첫 번째 수로 나누어떨어져야 한다. 두 번째 관계에는 첫 번째 수가 홀수이고 두 번째 수가 짝수인 순서쌍 (1, 4), (5, 14), (3, 24) 등이 있다. 이 두 관계의 교집합으로 새 관계 R이 생긴다. 이 관계에는 b가 a로 나누어떨어지고, 동시에 a가 홀수이고 b가 짝수인 순서쌍 (a, b)가 들어 있다. 예를 들어 (5, 30)이나 (3, 24)이다.
차집합
두 관계 R1과 R2가 있으면 차집합 R1 − R2로 새 관계가 생긴다. 이 관계에는 R1에 있지만 R2에는 없는 원소들이 속한다. 다시 ‘작거나 같다’와 ‘같다’라는 관계로 돌아가 보자. 관계 R1이 ‘작거나 같다’이고 관계 R2가 ‘같다’이면, 차집합 R1 − R2로 ‘작거나 같다’라는 관계에는 있지만 같음 관계에는 없는 원소들을 얻는다. 즉 a ≤ b가 성립하고 a = b는 성립하지 않는 순서쌍 (a, b)를 얻는다. 다시 말해 ‘보다 작다’라는 관계 <를 얻는다.
여관계
모든 관계에 대해 그 여관계를 구할 수 있다. 관계 R의 여관계의 원소는 원래 관계 R에 속하지 않는 원소 전부이다. 예를 들어 같음 관계(즉 =)의 여관계는 ‘같지 않다’라는 관계이다. 첫 번째 관계에는 서로 같은 원소의 순서쌍(예: 5 = 5)이 모두 들어 있고, 여관계에는 서로 같지 않은 수의 순서쌍(예: 5 ≠ 6)이 모두 들어 있다.
여관계를 구할 때 조심할 것은 바탕 집합, 즉 관계가 속하는 집합뿐이다. 같음 관계는 자연수, 정수, 실수에서 정의할 수도 있고,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의 집합에서 정의할 수도 있다.
집합 M1과 M2에서 정의된 이항관계 R ⊆ M1 × M2가 있으면, 그 여관계를 S라고 할 때 S = (M1 × M2) ∖ R이 성립한다. 즉 바탕 집합들의 곱집합에는 있지만 관계 R에는 없는 원소들이다. 다른 항수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