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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수와 홀수 중 어느 쪽이 더 많을까

짝수와 홀수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많을까? 아니면 개수가 같을까? 이것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다른 수는 어떨까? 짝수와 자연수 중에는 어느 쪽이 더 많을까? 자연수와 유리수 중에는? 이 질문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앞에서 말한 수는 모두 무한히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어느 쪽이 더 많고 어느 쪽이 더 적은지 비교할 수 있다.

먼저 작은 집합으로 살펴보자. 수의 집합 두 개, 파란 수와 빨간 수를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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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 수가 더 많은지 말할 수 있을까? 빨간 수일까, 파란 수일까? 분명히 보이듯이… 뭐라고? 색맹이라서 잘 안 보인다고? 좋다, 이제부터 빨간 수는 네모로도 나타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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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이제는 파란 수가 빨간 수보다 많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유한집합이라서 개수를 셀 수 있으니 쉬운 일이었다. 파란 수는 6개, 빨간 수는 3개뿐이다. 무한집합은 이렇게 쉽지 않다. 개수를 셀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제목의 질문에 답해 보자. 짝수와 홀수 중 어느 쪽이 더 많을까? 간단하게 양수만 생각하자. 모든 홀수가 가득 든 자루와 모든 짝수가 가득 든 자루가 있다고 하자. 어느 자루가 더 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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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히 많은 수를 머릿속에 그리는 것부터가 쉽지 않고, 그 수를 세는 것은 더 어렵다. 집합의 크기를 비교하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

두 유한집합의 비교

신랑이 가득 든 자루와 신부가 가득 든 자루가 있다고 하자. 신랑마다 신부가 한 명씩 있고 신부마다 신랑이 한 명씩 있으면, 신랑과 신부의 수가 같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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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가? 첫째 줄의 신부는 저마다 둘째 줄에 자기 남편이 있고, 거꾸로 남편도 저마다 자기 아내가 있다. 그런데 다른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신부는 모두 남편이 있지만, 남편이 모두 신부가 있지는 않은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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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모두 남편이 있지만, 남편 한 명은 아내 없이 쓸쓸하게 남는다. 이렇게 남편이 한 명 남을 때는 남편이 아내보다 많다고 말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신부가 한 명 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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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가 남편보다 많다고 말할 수 있다.

두 무한집합의 비교

이 방법을 두 무한집합을 비교할 때도 쓸 수 있을까? 어떤 수도 두 번 이상 쓰지 않으면서, 모든 홀수를 어떤 짝수와 짝짓고 모든 짝수를 어떤 홀수와 짝지을 수 있을까? 할 수 있다! 홀수 n은 짝수 n + 1과 짝지으면 된다. 즉 5는 5 + 1과 짝짓고, 149는 150과 짝짓는 식이다. 짝짓는 과정을 다음 애니메이션으로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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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홀수마다 그에 대응하는 파란 짝수가 하나씩 있고, 파란 짝수마다 그에 대응하는 빨간 홀수가 하나씩 있다. 모든 홀수를 모든 짝수와 빠짐없이 짝지은 것이다. 이는 곧 짝수와 홀수의 개수가 같다는 뜻이다!

물론 그리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이번에는 다른 수의 집합, 즉 모든 자연수와 짝수를 비교해 보자. 이번에는 결과가 훨씬 놀라울 것이다.

자연수와 짝수 중 어느 쪽이 더 많을까

자연수와 짝수 중 어느 쪽이 더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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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수에는 짝수가 모두 들어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자연수에는 짝수 말고도 다른 수, 즉 홀수가 더 들어 있다. 따라서 자연수가 더 많아야 할 것처럼 보인다. 수가 두 배나 들어 있지 않은가!

삶이 그렇게 간단하면 얼마나 좋을까!

한 집합에 다른 수가 더 들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두 집합의 수를 서로 짝지을 수 있느냐이다. 모든 짝수를 모든 자연수와 짝지을 수 있을까? 자연수가 더 많은데도? 그렇다, 할 수 있다.

자연수 p는 짝수 2 · p와 짝지으면 되고, 거꾸로 짝수 n은 n / 2인 자연수와 짝지으면 된다. 즉 자연수 5는 짝수 10과 짝짓고, 짝수 14는 자연수 7과 짝짓는 식이다. 처음 몇 개의 수를 짝짓는 과정을 다음 애니메이션으로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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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자연수마다 짝수가 하나씩 대응하고, 짝수마다 자연수가 하나씩 대응한다! 자연수가 더 많아 보인다는 것은 상관없다. 두 수 모두 무한히 많아서 결코 바닥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관점에서 보면 짝수의 집합은 자연수의 집합과 크기가 같다! 😱

직관에는 조금 어긋나지만 사실이다.

자연수와 유리수 중 어느 쪽이 더 많을까

유리수는 분수이다. p와 q가 정수이고 q ≠ 0일 때 p/q 꼴로 나타낼 수 있는 수는 모두 유리수이다. 예를 들어 ½, ¾, 8은 유리수이지만 π는 유리수가 아니다. 유리수는 자연수보다 훨씬 많아 보인다. 예를 들어 2와 4 사이에 있는 정수는 3 하나뿐이지만, 유리수는 무한히 많다. 0.001과 0.002 사이에도 유리수는 무한히 많다. 유리수는 그만큼 많다!

그러니 유리수의 집합은 자연수의 집합보다 반드시 클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동시에 어딘가에 함정이 있으리라는 예감도 든다. 좋다, 유리수를 자연수와 짝지어 보자. 먼저 유리수를 다음과 같은 표에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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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은 분명하다. 첫째 행의 분수는 모두 분자(분수 막대 위)가 1이고, 분모는 1, 2, 3, …으로 차례로 커진다. 열에서는 그 반대이다. 이 표를 끝없이 이어 가면 존재하는 모든 분수가 표에 들어간다. 예를 들어 분수 1478/517은 1478번째 행, 517번째 열에 있다. 이제 짝짓는 함수를 만들어 보자.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만들 수 있다.

  • 자연수 1은 첫째 행의 첫 번째 분수 1/1과 짝짓는다.
  • 자연수 2는 첫째 행의 두 번째 분수 1/2과 짝짓는다.
  • 자연수 3은 첫째 행의 세 번째 분수 1/3과 짝짓는다.
  • 자연수 4는 첫째 행의 네 번째 분수 1/4과 짝짓는다.
  • …

이렇게 하면 모든 자연수를 짝지었을까? 그렇다. 자연수마다 짝이 있다. 자연수 174의 짝은 분수 1/174이다. 그런데 거꾸로도 성립할까? 분수마다 자연수 가운데 짝이 있을까? 분수 2/3의 짝은 무엇일까? 없다. 이 짝짓는 함수로는 둘째 행에 결코 이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첫째 행의 분수만 짝지은 것이다.

그렇다면 유리수가 자연수보다 많다는 뜻일까?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 한 가지 짝짓기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전략도 통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는 대각선을 따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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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수 1은 분수 1/1과 짝짓는다(첫 번째 대각선).
  • 자연수 2는 분수 1/2과 짝짓는다(두 번째 대각선).
  • 자연수 3은 분수 2/1와 짝짓는다(두 번째 대각선).
  • 자연수 4는 분수 1/3과 짝짓는다(세 번째 대각선).
  • 자연수 5는 분수 2/2와 짝짓는다(세 번째 대각선).
  • 자연수 6은 분수 3/1과 짝짓는다(세 번째 대각선).
  • 이와 같이 계속한다.

이 짝짓기 전략을 애니메이션으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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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모든 분수를 빠짐없이 지날 수 있다. 끝없이 긴 대각선은 없으므로 어느 대각선에서도 “영원히” 갇히지 않는다. 결국 모든 분수에 어떤 자연수가 대응하고, 물론 모든 자연수에도 서로 다른 분수가 하나씩 대응한다.

음… 사실 완전히 그렇지는 않다. 분수 표를 다시 보면 같은 수가 여러 번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분수 1/1, 2/2, 3/3, …은 모두 같은 수 1을 나타낸다. 마찬가지로 분수 1/2, 2/4, 3/6은 모두 2분의 1을 나타낸다. 결국 자연수 1, 5, 13, …을 모두 같은 유리수 1에 대응시킨 셈이다. 신랑 여러 명이 같은 신부와 결혼하는 꼴이다. 그럴 수는 없다!

다행히 이 문제는 쉽게 고칠 수 있다. 표에서 기약분수가 아닌 분수, 즉 약분할 수 있는 분수를 모두 지우면 된다. 그러면 표에는 서로 다른 유리수만 남고, 대각선 방법이 그대로 통한다. 자연수마다 서로 다른 유리수가 하나씩 대응하고, 그 역도 성립한다.

이는 곧 자연수의 집합과 유리수의 집합의 크기가 같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보면 무한집합은 모두 크기가 같은 것처럼 보인다. 자연수의 집합보다 큰 무한집합이 있을까?

자연수와 실수 중 어느 쪽이 더 많을까

마지막 희망인 실수가 등장할 차례이다. 수직선 위에는 실수 말고 다른 수가 없다. 실수는 어떤 수일까? 실수에는 모든 유리수와 모든 무리수가 들어 있다. 수를 소수로 나타내면 유리수는 다음 둘 중 하나이다.

  • 유한소수이다(예: 0.4841554).
  • 순환하는 무한소수이다(예: 0.1313131313…).

반면 무리수는 항상 순환하지 않는 무한소수이다. 예를 들어 π는 3.141592653…으로 순환마디가 없는 무리수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수는 유리수보다, 따라서 자연수보다 훨씬 많다. 실수의 집합은 자연수의 집합보다 크다. 이것을 어떻게 증명할까?

모든 자연수와 모든 실수를 짝짓는 전략을 찾았다고 하자. 예를 들어 다음과 같다고 하자.

1 → 0.3452807674449021…
2 → 0.8978319745321683…
3 → 0.8972169570849831…
4 → 0.0635759905832629…
5 → 0.0081863365749335…
6 → 0.4000559394278442…
7 → 0.8637537627594889…
…

왼쪽에는 모든 자연수가, 오른쪽에는 모든 실수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가정이 참이라면 오른쪽에 빠진 실수를 하나도 찾을 수 없어야 한다. 그런데 실수의 집합이 더 크다는 결론을 미리 말해 버렸으니, 오른쪽에 빠진 수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 어떤 수가 빠졌을까? 예를 들어 0.4818063607183678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 수가 8번 자리에 숨어 있다면?

1 → 0.3452807674449021…
2 → 0.8978319745321683…
3 → 0.8972169570849831…
4 → 0.0635759905832629…
5 → 0.0081863365749335…
6 → 0.4000559394278442…
7 → 0.8637537627594889…
8 → 0.4818063607183678
…

그러면 0.4208424736008147은 어떨까? 이 수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9번 자리에 숨어 있다면?

1 → 0.3452807674449021…
2 → 0.8978319745321683…
3 → 0.8972169570849831…
4 → 0.0635759905832629…
5 → 0.0081863365749335…
6 → 0.4000559394278442…
7 → 0.8637537627594889…
8 → 0.4818063607183678
9 → 0.4208424736008147
…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 짝이 무한히 많으므로 모두 적을 수는 없고, 어떤 수가 표에 있는지 없는지 그냥 짐작할 수도 없다. 오른쪽에 어떤 수들이 있는지 모르더라도 오른쪽의 모든 수와 다른 수를 찾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될까?

두 수가 다르려면 숫자 하나만 달라도 충분하다. 예를 들어 0.123456과 0.123457은 같은 수가 아니지만 숫자 하나만 다르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그래서 표에서 n번째 실수의 소수점 아래 n째 자리 숫자를 표시해 보자.

1 → 0.3452807674449021…
2 → 0.8978319745321683…
3 → 0.8972169570849831…
4 → 0.0635759905832629…
5 → 0.0081863365749335…
6 → 0.4000559394278442…
7 → 0.8637537627594889…
8 → 0.4818063607183678
9 → 0.4208424736008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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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수점 아래 n째 자리 숫자가 n번째 실수의 소수점 아래 n째 자리 숫자와 다르도록 새 수를 만든다. 새 수는 0으로 시작한다. 0.???에서 소수점 아래 첫째 자리 숫자는 첫 번째 실수의 첫째 자리 숫자, 즉 3과 다르게 고른다. 예를 들어 0.1???로 쓴다. 둘째 자리 숫자는 두 번째 실수의 둘째 자리 숫자, 즉 9와 달라야 한다. 예를 들어 2를 써서 0.12???로 한다. 이렇게 계속한다. 그러면 처음 아홉 자리는 예를 들어 0.123123127이 될 수 있다(표의 마지막 줄).

1 → 0.3452807674449021…
2 → 0.8978319745321683…
3 → 0.8972169570849831…
4 → 0.0635759905832629…
5 → 0.0081863365749335…
6 → 0.4000559394278442…
7 → 0.8637537627594889…
8 → 0.4818063607183678
9 → 0.4208424736008147
? → 0.123123127

이 수는 표의 모든 수와 적어도 숫자 하나가 다르므로 표의 어느 수와도 같지 않다. 표에는 수가 무한히 많지만, 새 수는 무한히 많은 숫자로 이루어져 있어서 표의 모든 수와 적어도 숫자 하나가 다르다. 게다가 표에 없는 수를 무한히 많이 만들 수 있다! 이로부터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자연수와 실수는 짝지을 수 없다. 어떤 자연수와도 짝지어지지 않는 실수가 항상 무한히 많이 남는다. 실수는 자연수보다 훨씬 많다.

맺음말

  • 이 글에서는 간단하게 하려고 음수를 무시했다. 물론 음수를 넣어도 결론은 달라지지 않는다. 여기서 소개한 짝짓기 전략을 음수에도 통하도록 고쳐 보는 것을 숙제로 남긴다.
  • 자연수 집합의 크기에는 이름도 있다. 이것을 알레프 영이라고 한다.
  • 수학에서는 “집합의 크기” 대신 흔히 집합의 기수(농도)라는 용어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