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수의 곱셈
음수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조금 어려울 수 있고, 특히 음수끼리 곱할 때 그렇다.
음수를 어떻게 떠올릴까
일상에서 음수를 만날 일은 그리 많지 않다. “할머니, 저기 보세요! 언덕 위에 소가 마이너스 여덟 마리 있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음수의 곱셈은 더 설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음수가 분명한 경우가 적어도 하나 있다. 바로 가계부의 수입과 지출이다. 예를 들어 은행 계좌를 보면 다음과 같은 항목이 있다.
- +2,500,000원: 월급
- −175,300원: 대형 마트에서 장보기
- −98,000원: 1년 치 껌 구매
- +250,000원: 기분이 좋아지라고 나라에서 주는 지원금
- −800,000원: 월세
돈이 들어오면 금액 앞에 플러스 부호가 붙고, 돈을 쓰면 마이너스 부호가 붙는다. 쓴 돈은 잔액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수는 지출로 생각할 수 있다. 1,000원이 들어왔으면 +1000으로, 5,000원을 썼으면 −5000으로 쓴다. 꼭 돈이 아니어도 된다. 바구니에서 껌을 6개 꺼내면 이것을 −6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음수와 양수의 곱셈
곱 7 · (−20)의 결과는 무엇일까? 결국 결과의 부호가 문제이다. 결과는 140이거나 −140일 것이다. 어느 쪽이 맞는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게임 상점에서 아이템 하나가 20코인이고, 이 아이템을 7개 산다고 하자. 아이템 일곱 개에 모두 몇 코인을 썼을까? 당연히 7 · 20 = 140코인을 썼다.
그런데 이 코인은 얻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쓴 것이므로 마이너스 부호를 붙인다. 결과를 140으로 두면 수입이라는 뜻이 되지만 실제로는 지출이다. 그래서 7 · (−20) = −140이다.
이것도 덧셈으로 바꿀 수 있다. 아이템을 두 개만 샀다고 하자. 둘 다 20코인이었으므로 기록은 다음과 같다.
- −20코인: 아이템
- −20코인: 아이템
이것은 2 · (−20)으로 쓸 수도 있고, 지출을 더해서 −20 + (−20) = −20 − 20 = −40으로 쓸 수도 있다. 그러면 간단히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 −40코인: 아이템 두 개
양수에 음수를 곱할 때(음수에 양수를 곱해도 마찬가지이다) 음수는 어떤 지출을, 양수는 그 지출의 횟수를 나타낸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지출을 더하는 것이므로 결과도 음수여야 한다.
대수적인 설명
양수와 음수를 곱하면 음수가 된다는 것은 대수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5 · (4 − 4)를 계산해 보자. 4 − 4 = 0이고 5 · 0 = 0이므로 결과는 분명히 0이다. 그런데 공통인수로 묶기와 괄호의 전개를 알고 있다면 이 식을 다음과 같이 다시 쓸 수 있다.
식을 다른 꼴로 바꾸었지만 값은 같다. 원래 식 5 · (4 − 4)가 0이었으므로 등식의 좌변도 여전히 0이어야 한다. 이제 5 · 4 = 20을 계산한다.
이제 식 5 · (−4)만 남았다. 등식이 성립하려면 이 식의 값은 무엇이어야 할까? 20에 어떤 수를 더해야 0이 될까? −20이다. 따라서 식 5 · (−4)의 값은 −20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도 양수와 음수의 곱은 음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수끼리의 곱
음수끼리 곱하면 양수가 된다. 처음에는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꽤 이해할 만하다. 말에서도 이중 부정을 쓰면 그렇다. “무례하게 굴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에는 부정이 두 번 들어 있지만, “예의 바르게 굴겠습니다”와 같은 뜻이다. (다만 여기서는 예의 바르거나 무례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가정한다. 이론상으로는 둘 다 아닐 수도 있다.)
쉬운 설명은 다음 절에서 가방을 든 아저씨의 움직임으로 살펴본다. 먼저 곱에 대한 양수와 음수의 관계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움직임으로 설명하기
음수가 있는 곱은 움직임으로 잘 설명할 수 있다. 수직선의 원점에 서 있다고 생각해 보자. 대략 이런 모습이다.
이제 두 수의 곱, 예를 들어 2 · 3을 생각해 보자. 이 곱을 가방을 든 아저씨가 수직선 위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낸다. 첫 번째 수는 보폭, 두 번째 수는 아저씨가 걷는 걸음 수를 나타낸다. 즉 곱을 보폭 · 걸음 수로 볼 수 있다.
이때 음수도 생각한다. 보폭이 양수이면 아저씨는 보통처럼 앞으로 걷고, 보폭이 음수이면 뒷걸음질한다. 걸음 수가 양수이면 아저씨는 오른쪽을 보고(위 그림처럼), 음수이면 왼쪽을 본다.
가방을 든 아저씨가 도착한 수가 두 수의 곱이다. 양수와 음수의 모든 조합에 대해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자.
곱 2 · 3에서는 아저씨가 오른쪽을 보고 앞으로 걷는다. 두 칸짜리 걸음으로 앞으로 세 걸음 간다.
가방을 든 아저씨는 6에 도착하므로 결과는 2 · 3 = 6이다.
이번에는 곱 −2 · 3을 해 보자. 첫 번째 수가 음수이므로 아저씨는 뒷걸음질한다. 두 번째 수는 양수이므로 오른쪽을 본다. 즉 아저씨는 오른쪽을 보고 뒤로 세 걸음 간다.
가방을 든 아저씨는 −6에 도착했다. −2 · 3 = −6과 맞는다.
다음은 2 · (−3)이다. 첫 번째 수가 양수이므로 아저씨는 앞으로 걷는다. 그런데 두 번째 수가 음수이므로 왼쪽을 본다. 아저씨는 왼쪽을 보고 앞으로 세 걸음 간다.
아저씨는 다시 −6에 도착했고, 2 · (−3) = −6과 맞는다. 왼쪽을 보고 앞으로 걷든 오른쪽을 보고 뒤로 걷든 상관없이 두 경우 모두 음수 쪽에 도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저씨에게 −2 · (−3)을 계산하게 하자. 왼쪽을 보게 하고 뒤로 세 걸음 걷게 한다.
조금 놀랍게도 아저씨는 6에 도착했다. 따라서 −2 · (−3) = 6이라고 할 수 있다. 음수끼리의 곱은 양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