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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으로 나눌 수 없는 이유

계산기에 6÷0을 입력해 보자. 계산기는 답 대신 “Error”나 “E” 같은 글자를 보여 준다. 이것은 선생님이나 계산기 회사의 변덕 때문이 아니다. 0으로 나눌 수 없는 이유를 몇 가지 살펴보면, 모두 같은 결론에 이른다.

나눗셈은 곱셈의 반대

12÷3을 계산할 때는 3을 곱해서 12가 되는 수를 찾는다. 그런 수는 4이다.

4⋅3=12.

따라서 12÷3=4이다. 나눗셈은 이렇게 정의하며, 모든 몫은 곱셈으로 검산할 수 있다.

이제 같은 방법을 0에 써 보자. 6÷0이 어떤 수 x라면 다음이 성립해야 한다.

x⋅0=6.

그런데 어떤 수에 0을 곱해도 0이라는 것은 0의 곱셈에서 알고 있다. x에 1을 넣든, 100만을 넣든, −3을 넣든 언제나 0이 나오고 6은 절대 나오지 않는다. 그런 x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6÷0에는 답이 없다.

0은 몇 번 들어갈까?

나눗셈은 뺄셈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12÷3은 12에서 3을 몇 번 빼야 0이 되는지를 나타낸다.

12−3−3−3−3=0

3이 네 번 들어가므로 12÷3=4이다.

반면 6÷0이라면 6에서 0만 계속 빼게 된다. 한 번 빼도 6, 열 번 빼도 6, 백만 번 빼도 여전히 6이고, 그 사이에 지겨워질 뿐이다. 0에는 절대 이르지 못하고 끝없이 빼야 한다. 답으로 쓸 수 있는 횟수가 없는 것이다.

0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일

0으로는 나눌 수 없지만 0에 아주 가까운 수로는 나눌 수 있다. 1을 점점 더 작은 수로 나누어 보자.

1÷1=11÷0.1=101÷0.01=1001÷0.001=1,000

나누는 수가 작을수록 결과는 커진다. 0.000001로 나누면 벌써 100만이 되고, 결과는 한없이 커진다.

음수 쪽에서 0에 다가가면, 예를 들어 1÷(−0.001)=−1,000처럼 결과가 점점 작아져서 음의 무한대로 떨어진다. 함수 y=1x의 그래프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함수 y=1/x의 그래프

0의 오른쪽에서는 곡선이 위로 치솟고, 왼쪽에서는 아래로 곤두박질친다. 오른쪽에서 다가가면 결과는 무한대로, 왼쪽에서 다가가면 음의 무한대로 가므로 양쪽이 서로 다른 곳으로 끌고 간다. 그래서 “무한대”도 1÷0의 답으로는 맞지 않는다. 더 알고 싶다면 바로 이런 모습을 식으로 나타내는 좌극한과 우극한 글을 읽어 보자.

그냥 무한대라고 하면 안 될까?

한번 그렇게 해 보고 무엇이 망가지는지 보자. 1÷0=∞라고 하자. 같은 논리로 2÷0=∞도 된다. 2를 점점 작은 수로 나누어도 결과는 한없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제 처음처럼 두 몫을 곱셈으로 검산해 보자. 1÷0=∞에서 ∞ · 0 = 1이 나오고, 2÷0=∞에서 ∞ · 0 = 2가 나온다. 두 경우 모두 좌변이 같으므로 다음이 성립해야 한다.

1=2.

물론 이것은 거짓이다. 따라서 무한대는 보통의 수처럼 계산할 수 없다.

그렇다고 수학자들이 새로운 수를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다. 실수 범위에서는 −1의 제곱근이 없지만, i2 = −1을 만족하는 새로운 수 i를 도입했다. 이렇게 복소수가 생겼고, 복소수에서도 덧셈, 곱셈, 괄호 계산은 그대로 성립한다. 하지만 0으로 나누는 경우에는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 새로운 수를 어떻게 정하든, 그 수에 대해 평소의 계산 법칙이 성립한다면 언제나 1 = 2 같은 결론에 이르러 계산 자체가 무너진다.

0을 0으로 나누면?

이번에는 반대의 문제가 생긴다. 0÷0=x라면 x · 0 = 0이 성립해야 한다. 그런데 이 식은 모든 수가 만족한다. 5 · 0 = 0, 1 · 0 = 0, (−7) · 0 = 0이다. 답이 하나로 정해지지 않아 어떤 수를 골라야 할지 알 수 없으므로 0÷0도 정의하지 않는다. 자세한 내용은 나눗셈 글에 있다.

1 = 2의 증명

0으로 나누는 계산은 식 속에 교묘하게 숨어 있을 때가 있다. 0이 아닌 같은 두 수 a = b에서 출발하여 식을 변형해 보자.

a=b/⋅aa2=ab/−b2a2−b2=ab−b2

좌변은 공식 a2 − b2 = (a + b)(a − b)로 인수분해하고, 우변에서는 b를 공통인수로 묶는다.

(a+b)(a−b)=b(a−b)/÷(a−b)a+b=b

a = b이므로 a에 b를 대입할 수 있다.

2b=b/÷b2=1

단계마다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엉터리 결론을 “증명”했다. 어디가 잘못되었을까? 다음을 읽기 전에 직접 찾아보자.

잘못은 a − b로 나눈 곳에 있다. a = b이므로 a − b = 0이고, 결국 식 전체를 0으로 나눈 것이다. 그래서 방정식을 변형할 때는 나누는 식이 0이 될 수 있는지 항상 확인한다. 마지막에 b로 나눈 것은 괜찮다. b는 0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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