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터공간의 예
앞에서 벡터공간, 즉 선형공간을 정의하고 대표적인 벡터공간 ℝ2의 예를 보았다. 이 글에서는 다른 예를 살펴본다.
벡터공간 Rn
a, b가 실수일 때 (a, b) 꼴의 벡터로 이루어진 벡터공간 ℝ2는 이미 안다. 사실 n > 0일 때 실수 n개의 순서쌍의 집합 ℝn은 모두 벡터공간을 이룬다는 것을 보이자.
n = 2이면 순서쌍 (a, b)의 집합을 얻는다. n을 n = 3으로 늘리면 세 실수의 순서쌍(순서 세쌍)의 집합을 얻는다. 이렇게 평면에서 공간으로 넘어간다. 즉 ℝ2는 보통의 평면을, ℝ3는 보통의 3차원 공간을 나타낸다.
덧셈과 곱셈 연산의 정의는 n = 2일 때와 같다. 다만 벡터의 모든 성분을 각각 더하고 곱해야 한다.
이제 벡터공간 ℝ3, 더 일반적으로 ℝn이 벡터공간의 정의의 일곱 항목을 모두 만족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증명은 대체로 같다. 성분이 두 개인 벡터 대신 성분이 세 개인 벡터를 다룰 뿐이다. 예를 들어 벡터의 덧셈에 대한 교환법칙을 말하는 첫 번째 항목은 n = 3일 때 다음과 같이 증명한다.
x, y ∈ ℝ3일 때 x + y = y + x임을 증명해야 한다. 두 벡터의 덧셈을 풀어 쓰자.
좌변의 벡터를 맞바꾸면 다음을 얻는다.
그런데 두 실수의 덧셈의 성질에서 결과로 얻은 두 벡터가 같다는 것이 나온다. 즉 (a + d, b + e, c + f) = (d + a, e + b, f + c)이다.
앞의 글에서 n = 2일 때의 증명과 비교하면 사실상 같은 증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머지 여섯 항목도 비슷한 방법으로 증명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ℝ1 = ℝ, 즉 실수의 집합 자체도 벡터공간이라는 점이다. 이때 벡터의 덧셈과 곱셈은 보통의 실수의 덧셈과 곱셈이 되고, 실수의 덧셈과 곱셈은 분명히 일곱 항목을 모두 만족한다.
공간 ℝn은 앞으로도 분명히 다시 만날 것이다. 꽤 흔한 벡터공간이다.
m × n 행렬의 벡터공간
행이 m개이고 열이 n개이며 성분이 모두 실수인 행렬 전체의 집합은 행렬의 덧셈과 행렬의 스칼라배와 함께 벡터공간을 이룬다. 이 공간을 줄여서 ℝm × n으로 나타낸다.
m = 2, n = 3이면 행이 두 개이고 열이 세 개인 행렬을 얻는다. 구체적인 행렬의 예는 다음과 같다.
덧셈 연산은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보통의 행렬의 덧셈이다. 스칼라배도 비슷하게 정의한다.
이렇게 정의한 연산을 가진 모든 행렬의 집합 ℝm × n은 벡터공간을 이룬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꼴이 같은 행렬 전체의 집합을 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꼴이 다른 행렬이 끼어들면, 예를 들어 ℝ2 × 2에 3 × 1 행렬을 넣으면 문제가 생긴다. 3 × 1 행렬은 2 × 2 행렬과 더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이렇게 정의한 벡터공간이 벡터공간에 요구하는 일곱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행렬로 하면 너무 길어지므로, 무엇보다 내가 쓰기에 너무 길어지므로 간단히만 쓴다.
두 행렬을 더하면 꼴이 같은 새 행렬이 나오고, 스칼라배를 해도 꼴이 같은 새 행렬이 나온다. 따라서 연산의 결과는 다시 이 집합에 속한다.
- x + y = y + x: 행렬의 덧셈에 대해서는 분명히 교환법칙이 성립한다. 결과 행렬의 ij 자리 성분이 xij + yij = yij + xij이기 때문이다.
- (x + y) + z = x + (y + z): 행렬의 덧셈에 대해서는 결합법칙도 성립한다. (xij + yij) + zij = xij + (yij + zij)이기 때문이다.
- a · (b · x) = (a · b) · x: 이번에도 a · (b · xij) = (a · b) · xij가 성립한다.
- a · (x + y) = a · x + a · y: 이번에도 ij 자리의 성분에 대해 등식 a · (xij + yij) = a · xij + a · yij를 얻는다.
- (a + b) · x = a · x + b · x: 다시 ij 자리의 성분을 나타내기만 하면 된다. (a + b) · xij = a · xij + b · xij이다.
- 1 · x = x: 1 · xij = xij이므로 이 항목도 성립한다.
- 영벡터의 존재. 여기서는 영행렬이 영벡터이다. 이 벡터공간의 모든 행렬 x에 대해 0 · xij = 0이기 때문이다.
다항식의 벡터공간
다항식은 p(x)로 나타내고 다음 꼴의 식이다.
an ≠ 0이라고 가정한다. 그러면 이 다항식의 차수는 n이다. 실수 a0, …, an을 다항식의 계수라고 한다. 다항식의 예로 식 4 + 3x − 7x2을 들 수 있다. 여기서 a0 = 4, a1 = 3, a2 = −7이고 다항식의 차수는 2이다. 계수 가운데 일부는 0일 수 있다. 그래서 식 x2 + π x7은 칠차 다항식이고, a2 = 1, a7 = π이며 나머지 계수는 0이다.
다항식은 쉽게 더할 수 있다. 계수끼리 더하기만 하면 된다. 예를 보자.
일반적으로 다항식의 덧셈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q는 수 m과 n 가운데 큰 쪽이다. 다항식 p(x)의 k배는 모든 계수에 수 k를 곱해서 얻는다.
예를 보자.
모든 다항식의 집합을 P(X)로 나타내자. 이 집합은 이렇게 정의한 덧셈과 곱셈 연산과 함께 벡터공간을 이룬다. 확인해 보자.
두 다항식의 합은 다시 다항식이고, 스칼라배도 새 다항식을 만든다. 따라서 연산의 결과는 다시 이 집합에 속한다.
벡터공간이 만족해야 하는 나머지 일곱 가지 성질은 숙제로 직접 확인해 보자. 증명은 앞의 행렬과 사실상 같고, xij 대신 xi를 쓰면 된다. 영다항식은 다항식 p(x) = 0이다.
행렬에서는 벡터공간에 꼴이 같은 행렬만 있어야 했지만, 다항식에서는 이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사실 요구할 수도 없다. 이차 다항식 전체의 집합을 잡으면 이 집합은 벡터공간을 이루지 않는다. 왜일까? 반례로 보일 수 있다. 다음 두 다항식을 더하자.
첫 번째 다항식에는 3x2이, 두 번째 다항식에는 −3x2이 있으므로 더하면 0x2이 되고, 그래서 다항식의 차수가 낮아졌다. 다항식 2 + 4x는 이차가 아니라 일차 다항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