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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성력과 원심력

서연은 기차를 타고 대전에 가면서 창가의 고리에 줄을 달아 원숭이 인형을 매달았다. 기차가 서 있을 때 인형은 연직 아래로 매달려 있다. 기차가 출발하자마자 인형은 달리는 방향과 반대인 뒤쪽으로 기울고, 기차가 빨라지는 동안 비스듬히 매달려 있다. 누가 인형을 밀었을까? 아무도 밀지 않았다. 인형이 객차와 함께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하지 않았을 뿐이다.

오른쪽으로 출발하는 객차. 위의 검은 화살표는 가속도를 나타내고, 객차 벽의 속도계 바늘이 올라간다. 줄에 매단 인형은 달리는 방향과 반대인 뒤쪽으로 기운다. 기차가 일정한 속력으로 계속 달리면 바늘이 멈추고 화살표가 사라지며 인형은 다시 연직으로 매달린다

기준계가 가속할 때

먼저 승강장에서 보자. 기차는 앞으로 빨라지고, 관성 법칙에 따르면 인형은 되도록 제자리에 남으려 한다. 그런데 고리가 인형을 함께 끌고 가므로 줄이 기울고, 줄이 인형을 앞으로 당기기 시작한다. 모든 것이 들어맞는다. 인형에 0이 아닌 알짜힘이 작용하므로 인형은 빨라진다.

객차 안의 서연에게는 상황이 다르게 보인다. 서연에 대하여 인형은 정지해 매달려 있지만 비스듬하다. 인형에는 아래쪽으로 중력이, 비스듬히 위쪽 앞으로 줄의 힘이 작용한다. 두 힘을 더해도 0이 되지 않는다. 줄은 조금 앞쪽으로 당기는데, 이것을 막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뉴턴 운동 법칙에 따르면 인형은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해야 하는데, 정지해 매달려 있다. 빨라지는 기차에 고정된 기준계에서는 관성 법칙도 뉴턴 운동 제2법칙도 성립하지 않는다.

이런 기준계를 비관성 기준계라고 한다. 관성 기준계(예를 들어 관성 기준계로 보는 지구)에 대하여 가속하는 기준계는 모두 여기에 속한다. 출발하거나 브레이크를 밟는 열차나 버스, 출발하는 엘리베이터, 커브를 도는 자동차, 회전목마가 그 예이다.

관성력

그래도 서연에게는 방법이 있다. 객차 안의 모든 물체에 기차의 가속도와 반대쪽을 향하는 힘이 하나 더 작용한다고 생각하고 계산하는 것이다.

Fi→=−m⋅a→,

여기서 m은 물체의 질량이고 a→는 기준계, 여기서는 기차의 가속도이다. 이 힘을 관성력이라고 한다. 빼기 부호는 방향이 반대라는 뜻이다. 기차가 앞으로 출발하면 관성력은 뒤쪽을 향한다. 서연이 이 힘을 다른 힘들에 더하면 인형에 작용하는 힘들의 합이 0이 되고, 객차 안에서도 뉴턴 운동 제1법칙과 제2법칙이 다시 성립한다.

관성력이 나타내는 것은 몸으로 겪어서 잘 안다. 출발할 때 몸이 좌석에 “눌리고”, 브레이크를 밟을 때 몸이 안전띠 쪽으로 앞으로 “쏠린다”. 하지만 관성력은 꽤 이상한 힘이다.

아무도 작용하지 않는 힘

지금까지 다룬 힘은 모두 한 물체가 다른 물체에 작용하는 것이었다. 줄은 인형을 당기고, 지구는 인형을 끌어당긴다. 관성력은 어떤 물체도 작용하지 않는다. 누가 인형을 뒤로 미는지 찾아보자. 아무도 없다. 그래서 관성력에는 반작용도 없다. 뉴턴 운동 제3법칙에 따르면 반작용은 힘을 작용한 쪽에 작용해야 하는데, 힘을 작용한 쪽이 없기 때문이다.

관성력은 가속하는 기준계와 함께 움직이는 관찰자를 위한 도구이다. 승강장의 관찰자에게는 필요 없고 그림에 그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 힘을 겉보기 힘(가상의 힘)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출발할 때 좌석은 정말로 등을 민다. 다만 그 힘은 몸을 기차와 함께 움직이게 하는 좌석의 실제 힘이다.

밖에서 본 인형과 안에서 본 인형

기차가 가속도 0.8 m/s2으로 출발할 때 인형이 몇 도 기우는지 계산해 보자. 승강장에서 한 번, 객차에서 한 번, 두 번 계산한다.

왼쪽은 승강장에서 본 것이다. 파란 중력 W⃗, 빨간 줄의 힘 F⃗, 그리고 기차의 가속도 방향을 향하는 초록 알짜힘 m·a⃗. 오른쪽은 객차에서 본 것이다. 보라색 점선의 관성력 F⃗_i가 더해지고 알짜힘은 0이다

승강장에서. 인형에는 중력 W→와, 연직선에서 각 α만큼 기울어진 줄의 힘 F→가 작용한다. 인형은 기차와 함께 출발하므로 뉴턴 운동 제2법칙에 따라 두 힘의 알짜힘은 m⋅a→이고 수평으로 앞쪽을 향한다. 줄의 힘을 두 성분으로 분해한다. 연직 성분은 중력과 균형을 이루고, 수평 성분이 알짜힘이 된다.

F⋅cos⁡α=m⋅g,F⋅sin⁡α=m⋅a

객차에서. 인형은 정지해 매달려 있으므로 알짜힘은 0이다. 이제 인형에는 중력과 줄의 힘 말고도 뒤쪽을 향하는 크기 m · a의 관성력이 작용한다. 줄의 힘의 연직 성분은 중력과, 수평 성분은 관성력과 균형을 이룬다.

F⋅cos⁡α=m⋅g,F⋅sin⁡α=m⋅a

완전히 같은 식을 얻었다. 해석만 매번 달랐을 뿐이다. 곱 m · a는 밖에서 보면 알짜힘이고, 안에서 보면 관성력이다. 둘째 식을 첫째 식으로 나눈다. 질량과 줄의 힘이 약분되고, 사인값과 코사인값의 비는 탄젠트이다.

tan⁡α=ag

값을 대입한다.

tan⁡α=0.8m/s29.81m/s2≒0.082

탄젠트값이 0.082인 각은 계산기의 tan−1 버튼으로 구한다. α≒4.7°이다. 인형은 5°가 채 안 되게 기운다. 그림에서는 알아보기 쉽도록 각을 과장했다. 질량은 상관없어서, 무거운 배낭을 고리에 걸어도 똑같이 기운다. 거꾸로도 쓸 수 있다. 각을 재면 기차의 가속도를 알 수 있다. 줄에 매단 인형은 꽤 쓸 만한 가속도계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가속도 a로 위로 출발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관성력이 중력과 마찬가지로 아래쪽을 향한다. 안에 탄 사람에게는 지구가 갑자기 더 세게 끌어당기는 것처럼, 중력 가속도가 g에서 g + a로 커진 것처럼 느껴진다. 손에 든 가방이 더 무거워진 것 같고, 바닥은 더 세게 밀어야 한다. 그다음 엘리베이터가 위에서 브레이크를 걸면 가속도는 아래쪽을, 관성력은 위쪽을 향해 무게의 일부를 덜어 낸다.

엘리베이터의 줄이 끊어져 가속도 g로 떨어진다면, 위쪽을 향하는 관성력 m · g가 중력을 완전히 상쇄해서 안에 탄 사람은 둥둥 떠다닐 것이다. 밖에서 보면 같은 일이 다르게 보일 뿐이다. 사람은 엘리베이터와 함께 떨어지고, 바닥은 사람을 밀지 않는다.

원심력

회전목마가 돌므로 회전목마의 모든 점은 중심을 향하는 구심 가속도 ω2 · r을 가진다. 관성력은 그 반대쪽, 즉 축에서 바깥쪽을 향하며, 이것을 원심력이라고 한다.

Fcf=m⋅ω2⋅r=m⋅v2r

회전목마와 함께 도는 물체에 대해 원심력은 구심력과 크기가 같고 방향만 반대이며, 회전하는 기준계에만 존재한다. 일상에서 원심력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 힘이다. 커브에서 승객을 문 쪽으로 누르는 것 말이다. 자동차 안에서는 이것이 합리적인 설명이다. 하지만 인도에서 보면 아무도 바깥쪽으로 향하는 힘을 보지 못한다. 문이 승객을 커브의 중심 쪽으로 밀어 자동차와 함께 방향을 틀게 하는 것만 보일 뿐이다.

하준은 질량이 30 kg이고, 놀이터의 회전 놀이 기구에 축에서 1.5 m 떨어져 앉아 있다. 하준은 손잡이를 잡고, 아빠가 놀이 기구를 4 s에 한 바퀴 돌도록 돌린다. 하준의 속력은 다음과 같다.

v=2π⋅rT=2π⋅1.5m4s=0.75πm/s≒2.36m/s.

위에서 본 회전 놀이 기구. 왼쪽은 벤치에서 본 것이다. 빨간 속도 v⃗는 접선 방향을, 초록색 손잡이의 힘 F⃗는 중심을 향한다. 오른쪽은 놀이 기구에서 본 것이다. 하준은 정지해 있고, 초록색 손잡이의 힘과 보라색 점선의 원심력 F⃗_cf가 상쇄된다

벤치에서 보면 하준은 원을 따라 움직이므로 손잡이가 하준을 구심력으로 중심 쪽으로 당겨야 한다. 그 크기 Fc는 초록색 손잡이의 힘의 크기이다(좌석과의 마찰은 생각하지 않는다).

Fc=m⋅v2r=30kg⋅(0.75πm/s)21.5m=11.25π2N≒111N

놀이 기구에서 보면 하준은 정지해 앉아 있다. 원심력이 하준을 바깥으로 당기는데, 같은 공식으로 역시 111 N이고, 손잡이가 같은 크기의 힘으로 하준을 안쪽으로 붙잡는다. 힘들은 평형을 이룬다. 그런데 원심력은 손잡이의 힘의 반작용이 아니다. 두 힘 모두 하준에게 작용한다. 반작용은 하준이 손잡이를 당기는 힘이다. 두 설명은 하준이 실제로 느끼는 것에서 일치한다. 하준은 두 손으로 약 111 N을 버텨야 하는데, 11 kg짜리 가방을 들어 올리는 것과 같다. 연직 방향의 힘인 중력과 수직 항력은 상쇄되므로 뺐다.

하준이 손잡이를 놓으면 어떻게 될까? 손잡이가 당기기를 멈추면 수평 방향으로는 아무 힘도 작용하지 않고, 좌석과의 마찰은 무시하므로 좌석도 하준을 붙잡지 못한다. 하준은 관성 법칙에 따라 원의 접선을 따라 곧게 계속 나아간다. 줄이 끊어졌을 때의 돌과 똑같다. 놀이 기구에서 보면 다르게 보인다. 하준은 축에서 멀어지면서 동시에 회전보다 뒤처진다. 안에서 보이는 이렇게 휘는 운동은 또 하나의 관성력인 코리올리 힘이 맡는다. 코리올리 힘은 회전하는 기준계 안에서 움직이는 물체에 작용한다.

어느 설명을 언제 쓸까

두 설명 모두 맞고 같은 결과에 이른다. 밖에서, 즉 관성 기준계에서는 실제 힘만 그리고, 그 알짜힘이 m⋅a→이다. 안에서는 관성력을 더하고, 물체가 탈것에 대하여 정지해 있으면 모든 힘의 합이 0이다. 안에서 계산하는 것이 좋은 것은 무엇이 탈것에 대하여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고 싶을 때이다. 인형이 얼마나 기우는지, 엘리베이터 안의 체중계가 얼마를 가리키는지 같은 것이다.

두 설명을 섞으면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도로에서 본 커브의 자동차를 그리면서 마찰력 옆에 바깥쪽을 향하는 원심력까지 더하는 경우이다. 그러면 힘들이 상쇄되어 알짜힘이 0이 되고, 관성 법칙에 따라 자동차는 원이 아니라 직선을 따라 가야 한다. 원심력은 밖에서 본 그림에 들어가지 않는다. 안에 앉아서 함께 도는 사람에게만 속한다.

이 글로 운동학과 동역학의 설명 글이 끝난다. 다음은 운동학 예제이고, 그 뒤에 동역학 예제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