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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 운동 제1법칙 (관성 법칙)

아이스하키 선수가 막 정비한 얼음 위로 퍽을 보낸다. 퍽은 아무도 밀지 않는데도 미끄러지며 경기장을 거의 가로지르고, 그동안 아주 조금만 느려진다. 얼음이 완벽하게 매끄럽고 경기장이 끝없이 넓다면 퍽은 영원히 같은 빠르기로 곧게 나아갈 것이다. 이것이 뉴턴 운동 제1법칙의 핵심이며, 이 법칙을 관성 법칙이라고도 한다.

관성 법칙

아이작 뉴턴은 1687년에 이 법칙을 대략 다음과 같이 나타냈다.

물체는 외부에서 작용하는 힘이 그 상태를 바꾸도록 하지 않는 한, 정지 상태나 등속 직선 운동 상태를 계속 유지한다.

물체에 아무 힘도 작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물체에 작용하는 모든 힘의 알짜힘이 0이면 된다. 얼음 위의 퍽은 지구가 아래로 당기고, 얼음이 같은 크기의 힘으로 위로 민다. 얼음 위의 마찰은 아주 작아서 거의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래서 힘들은 사실상 평형을 이루고, 퍽은 아무 힘도 받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간단히 쓰면 다음과 같다.

F→=0→ ⇒ Δv→=0→

알짜힘 F→가 0이면 속도 v→는 변하지 않는다. 속도의 크기가 변하지 않으므로 물체는 빨라지지도 느려지지도 않고, 방향도 변하지 않으므로 물체는 방향을 틀지 않는다. 정지는 속도가 0으로 유지되는 특별한 경우일 뿐이다. 놓여 있는 책은 계속 놓여 있고, 미끄러지는 퍽은 계속 미끄러진다.

거꾸로도 성립한다. 물체가 정지해 있거나 등속 직선 운동을 하면 물체에 작용하는 알짜힘은 0이다. 그리고 물체의 속도가 크기든 방향이든 변하면 알짜힘은 0이 아니다.

물체가 자기 속도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관성이라고 한다. 돌, 퍽, 버스, 그리고 사람까지 모든 물체에 관성이 있다.

그렇다면 물체는 왜 멈출까?

하지만 일상의 경험은 그 반대를 말한다. 페달을 밟지 않으면 자전거는 얼마 뒤에 멈춘다. 잔디 위를 굴러가는 공도 멈춘다. 기원전 4세기의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상의 물체가 본래 정지해 있으려 한다고 가르쳤다. 무엇인가가 움직이려면 다른 무엇인가가 계속 밀어 주어야 하고, 미는 것을 멈추면 물체는 저절로 멈춘다는 것이다. 그럴듯하게 들리고, 사람들은 거의 2,000년 동안 이것을 믿었다.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했다면 혼자가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17세기에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두 비탈을 이용한 사고 실험으로 이 문제를 풀었다.

애니메이션: 구슬이 왼쪽 비탈에서 세 번 굴러 내려온다. 가파른 비탈과 완만한 비탈에서는 출발한 높이까지 올라가고, 수평인 길에서는 그림 밖으로 굴러 나간다

왼쪽 비탈에서 놓은 구슬은 아래로 굴러 내려와 맞은편 비탈에서 회색 점선으로 나타낸 출발한 높이까지 올라간다. 그곳에서 구슬은 한순간 멈춘다. 오른쪽 비탈이 완만할수록 구슬은 그 높이까지 올라가기 전에 더 먼 길을 간다. 가파른 파란 비탈에서는 조금만 가지만, 완만한 초록 비탈에서는 훨씬 멀리, 더 오래 간다. 그렇다면 빨간 수평 길처럼 오른쪽 비탈이 전혀 올라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구슬은 결코 출발한 높이까지 올라가지 못하므로 같은 속력으로 계속 굴러가서 그림 밖으로 나간다.

실제 구슬은 출발한 높이에 거의 가깝게만 올라가고, 수평인 길에서도 결국 멈춘다. 운동을 방해하는 힘인 마찰과 공기 저항이 구슬을 느리게 하기 때문이다. 자전거와 잔디 위의 공을 멈추게 하는 것도 이 힘들이다. 물체는 결코 저절로 멈추지 않는다. 언제나 어떤 힘이 물체를 느리게 한다. 얼음 위에서는 마찰이 작으므로 퍽이 그렇게 멀리까지 간다.

여기에 흔한 착각이 하나 더 있다. 공을 던지면 손에서 받은 힘이 공 안에 남아 있어서 계속 날아가고, 그 힘이 날아가는 동안 “다 써 버린다”고 생각하기 쉽다. 공 안에는 그런 힘이 없다. 손은 공을 놓는 순간까지만 공에 힘을 작용한다. 그 뒤로 공에는 지구와 공기 저항만 작용하고, 공을 앞으로 미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공은 관성 때문에 앞으로 날아간다. 힘은 운동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속도를 바꾸는 데 필요하다.

버스가 출발할 때

버스 안에서 손잡이를 잡지 않고 서 있는데 버스가 갑자기 출발한다. 몸이 뒤로 쏠린다. 무엇인가가 뒤로 잡아당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뒤쪽으로는 아무 힘도 작용하지 않는다. 바닥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신발이 바닥에 붙어 있으므로 발도 함께 끌려간 것이다. 몸의 나머지 부분에는 운동을 바꾸게 하는 것이 없으므로 관성 법칙에 따라 도로에 대하여 정지한 채로 남는다. 발은 앞으로 나가고 몸은 뒤에 남아서 몸이 뒤로 젖혀진다.

버스가 일정한 속력이 되어 곧은 도로를 달리면 손잡이를 잡지 않고도 편하게 서 있을 수 있다. 내 속도가 버스의 속도와 같으므로 아무것도 그것을 바꿀 필요가 없다.

같은 이유로 갑자기 빨라지는 자동차 안에서는 좌석이 등을 민다. 이 미는 힘이 몸을 자동차와 함께 움직이게 한다. 이 힘이 없다면 몸은 그 자리에 남고 자동차만 떠나 버릴 것이다.

버스가 브레이크를 밟을 때

브레이크를 밟을 때는 정반대이다. 버스는 느려지지만, 몸은 무엇인가가 멈추게 할 때까지 같은 속력으로 계속 나아간다. 그래서 버스에 대하여 몸이 앞으로 움직인다.

여기에 시간이 얼마나 있을까? 고속버스가 크기가 |a|=5m/s2인 감속으로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안전띠를 매지 않은 승객 앞에는 0.4 m 떨어진 곳에 앞좌석 등받이가 있다. 좌석과의 마찰이 승객을 조금 느리게 하지만,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는 충분하지 않으므로 무시한다.

도로에 고정된 기준계에서 계산하자.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버스와 승객은 같은 속력 v0으로 달린다. 승객은 계속 등속으로 움직이므로 시간 t 동안 다음 거리를 간다.

s1=v0⋅t.

버스는 브레이크를 밟으므로 가속도가 음수인 등가속도 직선 운동을 하고, 더 짧은 거리를 간다.

s2=v0⋅t−12⋅|a|⋅t2

두 이동 거리의 차는 승객이 버스에 대하여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나타낸다. 이것을 x로 나타낸다.

x=s1−s2=12⋅|a|⋅t2

처음 속력이 빠졌으므로 버스가 얼마나 빠르게 달렸는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시간을 나타낸다.

t=2⋅x|a|

값을 대입한다.

t=2⋅0.4m5m/s2=0.16s2=0.4s

그동안 버스는 |a|⋅t=5m/s2⋅0.4s=2m/s만큼 느려지지만, 승객은 전혀 느려지지 않는다. 그래서 승객은 2 m/s, 즉 약 7 km/h의 속력으로 등받이에 부딪힌다. 빠르게 걷다가 벽에 부딪히는 것과 같다. 게다가 이 모든 일이 0.5초도 안 되는 사이에 일어나므로 무엇을 붙잡을 틈도 없다.

그래서 고속버스에는 안전띠가 있다.

브레이크를 밟는 버스: 승객은 안전띠가 멈추게 할 때까지 같은 속력으로 계속 나아간다

버스는 오른쪽으로 달리고, 빨간 브레이크등이 켜지는 순간부터 느려진다. 도로 아래에는 같은 시간 간격마다 표시가 늘어난다. 주황색은 승객이, 파란색은 버스의 앞부분이 어디에 있었는지 나타낸다. 승객은 느려지지 않으므로 처음에는 주황색 표시의 간격이 일정하다. 파란 표시의 간격은 브레이크를 밟는 동안 짧아진다. 그래서 승객은 초록색 안전띠에 기댈 때까지 버스에 대하여 앞으로 움직인다. 안전띠가 승객을 느리게 한 뒤에야 승객은 버스와 함께 움직인다. 움직임이 잘 보이도록 애니메이션에서는 안전띠를 아주 느슨하게 그렸다.

그릇 밑에서 빼낸 식탁보

잘 알려진 마술이 있다. 상이 차려져 있고, 마술사가 식탁보를 홱 잡아당기면 그릇은 맨 탁자 위에 그대로 남는다. 접시를 함께 끌고 갈 수 있는 것은 식탁보와 접시 사이의 마찰뿐이다. 충분히 빠르게 잡아당기면 마찰은 아주 짧은 순간만 작용하고, 그렇게 짧은 시간에는 접시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관성이 접시를 제자리에 붙잡아 둔다. 천천히 당기는 사람은 마찰에 충분한 시간을 주므로 그릇이 식탁보와 함께 바닥까지 미끄러져 떨어진다.

직접 해 보자. 다만 할머니가 아끼는 도자기 그릇으로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유리컵 위에 엽서를 놓고 그 위에 동전을 올린다. 그리고 엽서를 수평으로 세게 튕긴다. 엽서는 날아가고 동전은 유리컵 안으로 쨍그랑 떨어진다.

안전띠와 머리 받침

자동차에서도 브레이크를 밟는 버스와 같은 일이 일어나는데, 모든 것이 훨씬 격렬하다. 자동차가 장애물에 부딪히면 약 0.1초 만에 멈춘다. 그런데 안전띠를 매지 않은 운전자는 자동차가 부딪히기 전의 속력으로 계속 나아가다가 운전대나 앞 유리에 부딪혀서야 멈춘다. 안전띠는 운전자를 좌석에 붙잡아 두어 자동차와 함께 멈추게 하고, 운전자를 멈추게 하는 힘을 가슴과 골반에 나누어 전달한다.

머리 받침은 뒤에서 부딪힐 때 몸을 보호한다. 서 있는 자동차를 다른 자동차가 들이받았다고 상상해 보자. 자동차와 좌석이 갑자기 앞으로 튀어 나가고, 좌석은 몸을 함께 데려간다. 머리는 아무것도 밀어 주지 않으므로 제자리에 남는다. 몸만 앞으로 나가서 목이 갑자기 뒤로 꺾인다. 머리 받침은 머리를 몸과 함께 앞으로 밀어 준다. 그래서 머리 받침은 목이 아니라 머리 뒤에 오도록 높이를 맞추어야 한다.

관성 기준계

안전띠를 매지 않은 승객을 옆자리 사람의 눈으로 보자. 버스가 일정한 속력으로 달리는 동안 승객은 버스에 대하여 정지해 앉아 있다. 버스가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하면 승객은 버스에 대하여 저절로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그것도 등가속도로 x=12⋅|a|⋅t2만큼 움직인다. 그러니 브레이크를 밟는 버스에 고정된 기준계에서는 관성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 그 기준계에서 승객은 새로 작용하기 시작한 힘이 전혀 없는데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관성 법칙이 성립하는지는 실험으로 알 수 있다. 버스 바닥에 작은 공을 놓고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 공이 그대로 놓여 있으면 버스 안에서 법칙이 성립한다. 공이 저절로 굴러가면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 수평 방향으로는 아무것도 공을 밀지 않기 때문이다. 도로에서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공은 자기 속도를 유지하고, 그 아래의 버스가 느려지거나 방향을 트는 것이다.

관성 법칙이 성립하는 기준계를 관성 기준계라고 한다. 관성은 라틴어로 inertia이다.

애니메이션: 서 있는 버스, 달리는 버스, 브레이크를 밟는 버스, 방향을 트는 버스의 바닥에 놓인 공을 위에서 본 모습

버스 공 관성 기준계인가?
서 있다 놓여 있다 그렇다
일정한 속력으로 곧게 달린다 놓여 있다 그렇다
브레이크를 밟는다 앞으로 굴러간다 아니다
방향을 튼다 옆으로 굴러간다 아니다

처음 두 버스는 안에서 보면 완전히 똑같다. 그래서 곧은 선로를 부드럽게 달리는 열차 안에서 눈을 감으면 열차가 달리는지 서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니 도로에 대하여 일정한 속력으로 곧게 달리는 탈것은 모두 관성 기준계이다. 그 안에서 공은 가만히 놓여 있다.

도로조차 엄밀하게는 관성 기준계가 아니다. 지구는 자전하고 태양 둘레를 공전한다. 하지만 자전에 따른 가속도는 기껏해야 약 0.034 m/s2이므로 지구를 관성 기준계로 본다.

관성 법칙은 알짜힘이 0인 물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려 준다. 알짜힘이 0이 아니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질량이 큰 물체일수록 왜 움직이게 하기 어려운지는 다음 글 뉴턴 운동 제2법칙에서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