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량과 충격량
창고 마당에서 대형 트럭이 가볍게 달리는 사람의 빠르기 정도인 10 km/h로 후진한다. 한편 사격장에서는 총알이 800 m/s로 날아간다. 어느 쪽이 멈추기 더 어려울까? 총알은 속력에서 앞서고, 트럭은 질량에서 앞선다. 물리학에는 이런 대결을 위해 질량과 속도를 하나로 묶은 물리량이 있다. 이것을 운동량이라고 하며, 질량과 속도의 곱이다.
쉽게 말해 운동량은 물체에 운동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나타낸다. 단위는 킬로그램 곱하기 미터 매 초, 즉 kg·m/s이다. 뉴턴처럼 따로 이름이 붙은 단위는 아니다.
속력이 같을 때 질량이 2배인 물체는 운동량이 2배이고, 질량이 같을 때 속력이 2배인 물체도 운동량이 2배이다. 경험으로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메디신 볼은 같은 빠르기로 던진 축구공보다 받기 어렵고, 발리슛으로 찬 공은 누가 그냥 건네준 공보다 받기 어렵다.
트럭일까, 총알일까?
트럭의 질량은 40 t = 40,000 kg이다. 속력을 미터 매 초로 바꾸면
총알의 질량은 10 g = 0.01 kg이다.
느린 트럭의 운동량은 빠른 총알의 운동량보다 거의 1만 4,000배 크다. 총알은 트럭보다 약 300배 빠르지만, 트럭은 질량이 400만 배이다. 모래주머니는 총알을 멈추지만, 트럭은 모래주머니를 밀어낸다. 왜 하필 운동량이 물체를 멈추기 얼마나 어려운지를 정하는지는 곧 알 수 있다.
속도는 벡터이므로 운동량도 벡터이다.
질량은 양수이므로 운동량은 언제나 속도와 같은 쪽을 향한다. 똑같은 트럭 두 대가 같은 빠르기로 마주 달리면 운동량의 크기는 같지만 방향은 반대이다. 직선 위에서는 양의 방향을 정하고, 그 반대쪽을 향하는 운동량에는 속도와 마찬가지로 빼기 부호를 붙인다.
운동량을 바꾸는 방법
물체의 운동량은 속도가 변할 때만 변하고, 속도를 바꾸려면 힘이 필요하다. 뉴턴 운동 제2법칙 F = m · a에서 출발해, 가속도 자리에 시간 동안의 속도 변화
질량은 변하지 않으므로 질량 곱하기 속도 변화는 운동량의 변화이다. 물체의 처음 속도가 v0이고 처음 운동량이 p0 = m · v0이며, 나중 속도가 v이고 나중 운동량이 p = m · v이면 다음과 같다.
이것을 가속도 법칙에 대입하면 운동량으로 나타낸 뉴턴 운동 제2법칙을 얻는다.
가속도가 단위 시간 동안의 속도 변화인 것처럼, 힘은 단위 시간 동안의 운동량 변화이다. 벡터로는
충격량
식의 양변에 시간 Δt를 곱한다.
힘과 그 힘이 작용한 시간의 곱을 충격량이라고 하며 I = F · Δt이다. 단위는 뉴턴 곱하기 초이고, 운동량의 단위와 같다.
충격량은 운동량의 변화와 같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나온다. 물체가 일정한 운동량을 잃어야 할 때, 예를 들어 멈춰야 할 때는 충격량이 정해져 있다. 큰 힘은 짧은 시간에, 작은 힘은 긴 시간에 그 일을 한다. 시간이 2배이면 힘은 절반, 시간이 10배이면 힘은 10분의 1이다.
이제 모래주머니가 총알은 멈추지만 트럭은 멈추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총알은 모래 속에서 약 0.001초 만에 멈추므로 모래주머니는 다음 평균 힘으로 총알을 늦춘다.
작은 힘은 아니지만 모래는 견딘다. 같은 크기의 힘으로 트럭을 멈추려면 다음 시간 동안 늦춰야 할 것이다.
총알은 약 400 m/s · 0.001 s = 0.4 m의 거리에서 멈춘다(평균 속력 곱하기 시간). 트럭은 14초 동안 평균 속력 1.39 m/s로 거의 20 m를 갈 것이다. 모래주머니의 길이가 20 m는 되어야 하므로, 트럭은 모래주머니를 그냥 밀어내고 계속 간다.
충격량은 물체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도 성립한다. 축구 선수가 서 있는 질량 0.45 kg의 공을 차고, 공은 30 m/s의 속력으로 날아간다. 공이 얻은 운동량은 0.45 kg · 30 m/s = 13.5 kg·m/s이다. 발이 공에 닿는 시간은 약 0.01초이므로 발은 공에 다음 평균 힘을 작용한다.
더 세게 차려면 공에 더 큰 힘을 주거나 더 오래 힘을 주어야 한다. 그래서 투포환 선수는 손목만으로 포환을 던지지 않고, 팔이 움직이는 긴 거리 내내 포환을 밀어 낸다.
충돌할 때의 힘은 일정하지 않고, 빠르게 커졌다가 다시 줄어든다. 운동량의 변화로 구하는 것은 그 평균이며, 이것으로 충분하다.
에어백
50 km/h로 달리던 자동차가 벽에 부딪혔다고 상상해 보자. 질량이 70 kg인 승객은 안전띠를 맸고, 그 앞에서 에어백이 부풀어 오른다. 안전띠와 에어백은 약 0.1 s 만에 승객을 멈춘다. 승객에게 얼마의 힘이 작용할까?
달리는 방향을 양의 방향으로 잡는다. 승객은 가지고 있던 운동량을 모두 잃는다.
운동량의 변화는 Δp = 0 kg·m/s − 973 kg·m/s = −973 kg·m/s이다. 빼기 부호는 힘이 달리는 방향과 반대쪽을 향한다는 뜻일 뿐이다. 힘의 크기는 다음과 같다.
킬로그램 곱하기 미터 매 초를 초로 나누면 kg·m/s2, 즉 뉴턴이 나온다. 승객에게는 약 9,700 N이 작용한다. 승객에게 작용하는 중력은
안전띠도 에어백도 없었다면 승객은 운전대와 계기판에 부딪혀 약 0.01 s 만에 멈췄을 것이다. 잃는 운동량은 같지만 시간은 10분의 1이다.
약 97,000 N으로 10배이고, 중력의 약 140배이다. 에어백은 승객이 잃는 운동량을 줄이지 않는다. 잃는 운동량은 승객의 질량과 속력으로 정해져 있다. 다만 더 오랜 시간에 걸쳐 빼앗으므로 힘이 작다. 충돌할 때 차츰 찌그러지면서 멈추는 시간을 늘리는 자동차의 크럼플 존도 같은 일을 한다.
부드러운 착지
질량이 40 kg인 체조 선수 하은이 평균대에서 뛰어내려 4 m/s의 속력으로 착지한다. 바닥에 닿기 직전의 운동량은 다음과 같다.
딱딱한 바닥에서는 무릎을 굽혀도 약 0.05 s 만에, 몸 아래에서 휘어지는 매트 위에서는 약 0.25 s 만에 멈춘다. 하은을 멈추게 하는 알짜힘은 다음과 같다.
매트 위에서는 착지가 5배 오래 걸리므로 힘은 5배 작다. 하은은 두 경우 모두 운동량을 전부 잃는다. 매트는 사라지는 운동량의 양을 바꾸지 않고, 더 천천히 빼앗을 뿐이다.
빨간 직사각형은 바닥에, 파란 직사각형은 매트에 착지할 때이다. 직사각형의 높이는 평균 힘, 너비는 착지 시간이므로 직사각형의 넓이는 힘 곱하기 시간, 즉 충격량이다. 빨간 직사각형은 파란 직사각형보다 5배 높고 5배 좁으며, 둘의 넓이는 160 N·s로 같다. 두 착지 모두 하은에게서 같은 운동량을 빼앗았기 때문이다. 실제 착지할 때의 힘은 빠르게 치솟았다가 다시 줄어든다. 그때 충격량은 그 곡선 아래의 넓이이고, 평균 힘은 넓이가 같은 직사각형의 높이이다.
이때 바닥과 매트는 하은의 중력, 약 390 N만큼 더 세게 밀어야 한다. 착지하는 동안에도 지구가 하은을 아래로 당기기 때문이다. 알짜힘은 바닥면이 위로 미는 힘과 중력의 차이다.
멀리뛰기의 모래판, 장대높이뛰기의 매트, 그리고 담에서 뛰어내릴 때 무릎을 굽히는 것도 같은 원리를 이용한다.
공을 받을 때 손을 당기는 이유
세게 던진 공을 받을 때는 손이 저절로 공과 함께 몸 쪽으로 물러난다. 그러면 공을 더 오랜 시간 동안 더 작은 힘으로 멈추게 되어 손바닥이 아프지 않다. 손을 뻣뻣하게 내민 사람은 아주 짧은 순간에 큰 힘으로 공을 멈추고, 공이 튕겨 나가기 일쑤이다. 날달걀을 받아 본 사람이라면 누구보다 잘 안다.
주황색 표시는 같은 시간 간격마다 공이 어디에 있었는지 나타낸다. 위에서는 공이 뻣뻣한 빨간 손에 부딪혀 거의 곧바로 멈춘다. 아래에서는 파란 손이 공과 함께 물러나고 공은 차츰 느려지므로 표시 사이의 간격이 좁아진다. 회색 윤곽은 손이 처음에 있던 곳이다. 아래에서는 멈추는 데 훨씬 오래 걸리므로 손은 훨씬 작은 힘으로 공을 멈춘다.
질량이 0.4 kg인 핸드볼 공이 15 m/s의 속력으로 날아오면 운동량은 6 kg·m/s이다. 뻣뻣한 손은 약 0.01 s 만에 600 N의 힘으로 공을 멈추고, 부드러운 손은 0.1 s 만에 겨우 60 N의 힘으로 멈춘다.
튕겨 나갈 때가 멈출 때보다 힘이 크다
질량이 0.06 kg인 찰흙 공을 20 m/s의 속력으로 벽에 던진다. 벽 쪽을 양의 방향으로 잡는다. 찰흙 공은 벽에 달라붙으므로 운동량은 1.2 kg·m/s에서 0으로 변한다.
이번에는 질량과 속력이 같은 테니스공을 생각하자. 이상적인 경우 테니스공은 튕겨 나와 같은 속력 20 m/s로, 즉 양의 방향과 반대쪽으로 되돌아오므로 운동량은 −1.2 kg·m/s이다.
운동량의 변화가 2배로 나온다. 벽은 테니스공을 먼저 멈추고, 그다음 다시 되돌려 보내야 한다. 그래서 닿아 있는 시간이 같다면 벽은 찰흙 공보다 2배 큰 힘으로 테니스공을 민다. 테니스공이 여전히 같은 빠르기로 날아가니 운동량이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면 틀린다. 속도의 크기는 같지만 방향이 반대이고, 운동량은 벡터이다. 그래서 뻣뻣한 손에서 튕겨 나간 공은 손바닥에 그대로 잡힌 공보다 더 아프다.
그렇다면 테니스공이 튕겨 나오면서 잃은 운동량은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벽이 아니라 움직일 수 있는 다른 물체에 부딪히면 어떻게 될까?
이것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총을 쏠 때 왜 개머리판이 어깨를 차는지, 그리고 연결된 화차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는 다음 글 운동량 보존 법칙에서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