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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잔디밭에서 공을 차면 공이 날아간다. 골키퍼가 공을 잡으면 공이 멈춘다. 손바닥으로 고무공을 쥐면 공이 찌그러진다. 이 모든 경우에 무엇인가가 물체에 힘을 작용한다. 힘은 물체의 운동이나 모양을 바꾸는 것이다. 물체를 움직이게 하거나, 멈추게 하거나, 빠르게 하거나, 느리게 하거나, 다른 쪽으로 방향을 틀게 하거나, 누르고 늘이고 구부린다.

힘은 언제나 한 물체가 다른 물체에 작용하는 것이다. 발은 공에, 손은 고무공에, 자동차가 갑자기 출발할 때 좌석은 등에 힘을 작용한다. 이때 두 물체가 반드시 닿아 있을 필요는 없다. 자석은 떨어진 곳에서 못을 끌어당기고, 지구는 공중을 날아가는 공까지 주위의 모든 것을 끌어당긴다. 지구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을 중력이라고 하고 기호 W로 나타낸다. 중력은 뒤에서 자세히 다루고, 지금은 힘이 실제로 얼마나 큰지 살펴보자.

1뉴턴은 얼마일까

힘은 영어 force에서 따온 F로 나타내고, 단위는 아이작 뉴턴의 이름을 딴 뉴턴 N이다. 기본 단위로 풀어 쓰면 다음과 같다.

N=kg·m/s2.

왜 하필 킬로그램 곱하기 미터 매 초 제곱인지는 뉴턴 운동 법칙에서 알 수 있다.

1뉴턴을 어떻게 떠올리면 좋을까? 100 g짜리 판 초콜릿을 손바닥에 올려 보자. 초콜릿은 약 1 N의 힘으로 손을 누른다. 더 정확히는 지구가 초콜릿을 0.98 N의 힘으로 끌어당긴다. 1 L, 즉 1 kg인 우유는 약 10 N, 감자 5 kg이 든 장바구니는 50 N의 힘으로 손을 누르고, 질량이 70 kg인 어른은 약 700 N의 힘으로 바닥을 누른다. 뉴턴은 작은 단위이므로 킬로뉴턴 1 kN = 1,000 N도 자주 쓴다.

용수철저울

힘은 용수철저울로 잰다. 그 안에는 끝에 고리가 달린 용수철이 들어 있다. 고리를 세게 당길수록 용수철이 많이 늘어난다. 힘이 2배이면 2배 늘어나므로 용수철 옆에 뉴턴 눈금만 그리면 된다.

아무것도 매달지 않은 용수철저울, 판 초콜릿 하나를 매단 것, 둘을 매단 것

첫째 용수철저울은 비어 있고, 둘째에는 판 초콜릿 하나, 셋째에는 둘이 매달려 있다. 빨간 화살표는 초콜릿이 고리를 당기는 힘이다. 초콜릿 두 개는 2배의 힘으로 당기고, 용수철은 0에서 2까지 2배로 늘어난다. 여행 가방을 다는 휴대용 저울도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데, 눈금만 킬로그램으로 바꾸어 놓았다.

벡터로서의 힘

“50 N의 힘으로 민다”라고만 말해서는 부족하다. 어느 쪽으로 미는지도 중요하다. 앞으로 미는 수레와 뒤로 끄는 수레는 서로 다른 쪽으로 간다. 힘은 크기와 방향을 가진 벡터이고, 화살표를 붙여 F→로 쓴다. 화살표 없이 쓴 F는 힘의 크기이다.

그런데 힘은 크기와 방향만으로도 부족하다. 책을 책상에 올려놓고, 힘이 책의 중심을 지나도록 책등의 한가운데를 손가락으로 밀어 보자. 책은 곧게 미끄러진다. 이번에는 같은 세기, 같은 방향으로 밀되 모서리 근처를 민다. 책은 미끄러지면서 조금 돌기도 한다. 힘이 물체의 어디에 작용하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점을 작용점이라고 한다. 따라서 힘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 작용점: 힘이 물체에 작용하는 점,
  • 방향: 힘이 향하는 쪽,
  • 크기: 몇 뉴턴인지.

그래서 힘의 화살표는 언제나 작용점에서 그린다. 화살표는 힘의 방향을 가리키고, 그 길이는 정한 축척에 따라 힘의 크기를 나타낸다.

위에서 본 똑같은 두 책과 같은 힘. 하나는 책등의 한가운데에, 다른 하나는 모서리 근처에 작용한다. 왼쪽 책은 곧게 미끄러지고, 오른쪽 책은 돌기도 한다

두 책은 위에서 본 것이고 책등이 아래쪽에 있다. 빨간 화살표는 길이와 방향이 같고 작용점만 다르다. 화살표는 회색 점선 윤곽으로 나타낸 책의 처음 위치에 그렸다. 힘은 미는 순간에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 뒤로 책은 마찰 때문에 멈출 때까지 책상 위를 미끄러질 뿐이다. 힘이 중심을 향하는 왼쪽 책은 곧게 미끄러지고, 오른쪽 책은 미끄러지면서 조금 돈다. 보통의 벡터는 종이 위에서 화살표를 마음대로 옮길 수 있지만, 힘의 화살표를 옮기면 그 힘이 물체에 하는 일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물체가 돌지 않고 질점으로 보아도 되면 모든 힘이 한 점에 작용하므로 작용점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다음 예에서도 그렇게 한다.

힘의 합성

작은 배가 부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느릿느릿 흔들린다. 지우는 밧줄로 배를 북쪽의 부두 쪽으로 40 N의 힘으로 끌고, 하준은 강가에서 다른 밧줄로 동쪽으로 30 N의 힘으로 끈다. 두 밧줄은 모두 뱃머리에 묶여 있다. 둘이 함께 배를 어느 쪽으로, 얼마나 세게 끌까?

물체의 한 점에 작용하는 여러 힘은 같은 효과를 내는 힘 하나로 바꿀 수 있다. 이 힘을 알짜힘(합력)이라고 하고, 모든 힘의 벡터 합이다.

F→=F→1+F→2

서로 수직인 힘 F⃗_1과 F⃗_2, 그리고 그 알짜힘 F⃗

화살표를 뱃머리에서 그리고 평행사변형을 완성한다. 두 힘이 서로 수직이므로 이 평행사변형은 직사각형이다. 알짜힘은 초록색 대각선이다. 이 대각선은 빨간 화살표, 그리고 파란 화살표와 길이가 같은 직사각형의 윗변과 함께 직각삼각형을 이루므로, 그 크기는 피타고라스 정리로 구한다.

F=F12+F22

값을 대입한다.

F=(40N)2+(30N)2

제곱해서 더한다.

F=1,600N2+900N2=2,500N2

그리고 제곱근을 구한다.

F=50N

둘은 함께 배를 70 N이 아니라 50 N의 힘으로 끈다. 크기를 그냥 더하고 싶어지지만, 둘은 저마다 다른 쪽으로 끈다. 알짜힘은 각각의 힘보다는 길지만 두 힘의 크기의 합보다는 짧다.

방향도 정해야 한다. 알짜힘과 지우의 밧줄이 이루는 각을 α라고 하자. 그 맞은편에는 하준의 힘과 길이가 같은 직사각형의 변이 있으므로 다음과 같다.

sin⁡α=F2F=30N50N=0.6.

계산기의 sin−1 버튼을 누르면 α≒37°가 나온다. 알짜힘은 북쪽에서 동쪽으로 37° 기울어진 쪽을 향한다.

지우와 하준이 같은 쪽으로 끌었다면 두 힘의 크기를 더해 70 N이 된다. 정반대쪽으로 끌었다면 크기를 빼서 알짜힘은 10 N이고 지우 쪽을 향한다. 밧줄 사이의 각이 그 밖의 어떤 값이든 알짜힘은 10 N과 70 N 사이에 있고, 밧줄 사이의 각이 작을수록 크다.

힘의 평형

알짜힘이 0이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힘들이 서로 상쇄되어 물체는 아무 힘도 받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이때 힘들이 평형을 이룬다고 한다.

전등이 천장에서 줄에 매달려 정지해 있다. 지구는 중력으로 전등을 아래로 당기고, 줄은 같은 크기의 힘으로 전등을 위로 당기므로 알짜힘은 0이다. 평형이라고 해서 전등에 아무 힘도 작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두 힘이 작용하지만 그 효과가 상쇄될 뿐이다. 힘의 평형이 물체의 운동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뉴턴 운동 제1법칙이 설명한다.

두 줄에 매달린 전등

길 위로 두 건물 사이에 줄이 걸려 있고, 그 한가운데에 전등이 매달려 있다. 전등에 작용하는 중력은 50 N이다. 줄은 전등 아래로 처지고, 줄의 각 절반은 수평 방향과 각 α = 30°를 이룬다. 줄은 얼마의 힘으로 팽팽하게 당겨져 있을까?

줄 한가운데의 전등: 줄이 당기는 힘 F⃗_1, F⃗_2와 중력 W⃗

전등에는 세 힘이 작용한다. 아래쪽을 향하는 파란 중력 W→와 줄의 각 절반을 따라 작용하는 빨간 두 힘 F→1, F→2이다. 전등은 정지해 매달려 있으므로 힘들이 평형을 이룬다. 줄의 두 절반은 똑같이 기울어져 있으므로 같은 크기의 힘으로 당긴다. 이 크기를 F로 나타낸다. 그런데 비스듬한 힘은 중력과 정반대쪽을 향하지 않으므로 중력과 곧바로 비교할 수 없다. 그래서 각 힘을 수평 성분과 연직 성분으로 분해한다.

수평 성분 F⃗_x와 연직 성분 F⃗_y로 분해한 힘 F⃗_1

두 힘의 수평 성분은 크기가 같고 서로 반대쪽을 향하므로 상쇄된다. 연직 성분은 둘 다 위쪽을 향하고, 합해서 전등의 중력 전체와 평형을 이루어야 하므로 각각 그 절반을 맡는다. 그림의 직각삼각형에서 연직 성분은 Fy = F · sin α이므로 다음이 성립한다.

F⋅sin⁡α=W2.

양변을 사인값으로 나눈다.

F=W2⋅sin⁡α

sin 30° = 0.5를 대입한다.

F=50N2⋅0.5=50N

힘들이 정말로 전등을 평형 상태로 붙잡고 있는지 확인해 보자. 각 힘의 연직 성분은 Fy = 50 N · 0.5 = 25 N이고, 둘을 합하면 50 N으로 전등에 작용하는 중력의 크기와 같다. 수평 성분은 Fx=F⋅cos⁡α≒50N⋅0.866≒43N이고, 줄의 다른 절반의 같은 크기의 성분과 상쇄된다.

줄의 각 절반은 50 N의 힘으로 당기는데, 이 힘은 전등이 연직인 줄 하나에 매달렸을 때와 같다. 줄이 두 갈래인데도 짐을 나누어 지지 않은 것이다. 함정이다. 각 줄은 주로 옆쪽, 즉 다른 건물에서 오는 줄의 절반 쪽으로 당기고, 위쪽을 향하는 것은 연직 성분 25 N뿐이기 때문이다.

줄을 수평으로 팽팽하게 당길 수 없는 이유

처진 줄은 보기 좋지 않으므로 설치 기사가 줄을 더 팽팽하게 당긴다. 각 α가 작아진다. 줄의 힘은 어떻게 될까? 공식에서 사인값은 분모에 있고, 작은 각의 사인값은 작은 수이다. 10°일 때 sin⁡10°≒0.174이다.

F=50N2⋅0.174≒144N

전등의 무게는 그대로인데 이제 줄은 거의 3배의 힘으로 당겨진다.

같은 전등을 크게 처진 줄과 조금 처진 줄에 매단 모습. 힘은 같은 축척으로 그렸다

그림은 같은 전등을 크게 처진 줄과 조금 처진 줄에 매단 모습이다. 파란 중력은 두 경우 모두 길이가 같지만, 빨간 줄의 힘은 조금 처졌을 때 훨씬 길다. 계산기로 다른 값도 구할 수 있다.

각 α 줄의 힘
30° 50 N
10° 144 N
5° 287 N
2° 716 N
1° 1,432 N

줄이 겨우 1°만 처지면 각 절반은 1,400 N이 넘는 힘으로 당긴다. 어른 두 사람이 매달린 것과 같다. 이것이 모두 질량이 약 5 kg인 전등 하나 때문이다. 게다가 늘어난 힘은 거의 모두 수평 방향을 향해 두 건물을 서로 끌어당긴다.

줄을 완전히 수평으로 팽팽하게 당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각이 α = 0°이면 두 힘이 모두 수평 방향을 향하므로 연직 성분이 0이고, 전등을 위로 붙잡아 주는 것이 전혀 없다. 줄을 아무리 세게 당겨도 전등은 늘 줄을 조금이라도 처지게 한다. 그래서 빨랫줄이나 커튼 줄도 처진다. 그것을 현처럼 팽팽하게 당기려는 사람은 오히려 줄을 끊어 버리기 쉽다.

전등은 작용하는 힘들이 상쇄되므로 정지해 매달려 있다. 하지만 알짜힘이 0인 물체가 서 있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얼음 위의 퍽이 왜 계속 미끄러져 가는지, 그리고 브레이크를 밟는 버스 안에서 왜 몸이 앞으로 쏠리는지는 다음 글 뉴턴 운동 제1법칙에서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