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학과 동역학 문제 푸는 법
열차가 곧은 선로를 72 km/h의 일정한 속력으로 달린다. 1.8 km를 가는 데 얼마나 걸릴까?
시간은 이동 거리를 속력으로 나눈 것이다. 그런데 계산기를 들고 1.8을 72로 나누면 0.025가 나오고, 이것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초도 아니고 분도 아니다. 1,800 m를 72로 나누면 25가 나오는데, 꽤 그럴듯해 보이지만 엉터리이다. 이런 문제는 계산하기는 쉽고, 어려운 것은 그 과정에서 아무것도 망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물리에서는 문제마다 같은 순서로 한 단계씩 푸는 것이 좋다. 그 열차로 바로 해 보자.
아는 것과 구하는 것
먼저 문제에서 아는 물리량을 모두 적는다. 각 물리량을 문자, 수, 단위로 적는다. 그 아래에 구하는 것을 적고 수 대신 물음표를 둔다.
쓸데없는 서류 작업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많은 수고를 덜어 준다. 무엇이 주어져 있고 무엇이 빠졌는지 바로 보인다. 문장으로 쓴 문제에서는 수를 놓치거나 뒤바꾸기 쉽지만 이렇게 세로로 적으면 그럴 일이 없다. 적어 둔 물리량을 보면 공식도 알 수 있다. 이동 거리, 속력, 시간이라면 s = v · t이다.
단위를 환산한다
속력은 킬로미터 매 시, 이동 거리는 킬로미터로 주어져 있다. 계산하기 전에 둘 다 기본 단위, 즉 미터, 초, 미터 매 초로 바꾼다. 속력은 3.6으로 나누고,
이동 거리에는 1,000을 곱한다.
바꾼 값을 바로 정리한 곳에 덧붙인다.
물음표 뒤 괄호 안의 단위는 결과가 어떤 단위로 나올지 알려 준다. 미터와 미터 매 초를 대입하면 시간이 초로 나온다.
꼭 미터와 초여야 할까? 그렇지 않다. 킬로미터와 시간으로 계산해도 된다. 이동 거리가 킬로미터, 속력이 킬로미터 매 시이므로 시간이 시간 단위로 나온다. 중요한 것은 단 하나, 단위를 섞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1,800 m를 킬로미터 매 시로 나타낸 속력 72로 나누면 초도 시간도 아닌 무언가가 25 나온다. 처음에 본 그럴듯한 25가 바로 이것이다.
그림 그리기
운동에 관한 문제에서는 거의 언제나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다. 예쁘거나 축척에 맞을 필요는 없다. 바퀴 달린 상자 모양의 열차, 가는 방향을 나타내는 화살표, 가야 할 선로 구간이면 충분하다.
빨간 화살표는 속도 v이고, 파란 치수선은 열차가 가야 할 이동 거리 s이다. 그림의 각 부분에 물리량의 문자와 필요하면 값도 적는다. 곧은 선로를 달리는 열차 하나라면 그림은 거의 당연하다. 하지만 두 자동차가 마주 보고 달리거나 열차가 터널을 지나서 열차의 길이가 중요해지면, 문제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계산보다 그림이 먼저 알려 줄 때가 많다.
문자 먼저, 수는 마지막에
수를 당장 대입하고 싶겠지만, 먼저 문제 전체를 문자로, 즉 문자만 써서 풀고 완성된 공식에 수를 대입하는 편이 낫다. 공식 s = v · t에서 시간을 나타내기 위해 양변을 속력으로 나눈다.
이제야 바꾼 값을 대입한다.
열차는 1.8 km를 90 s, 즉 1분 30초에 간다.
바로 나누면 될 것을 왜 이렇게 번거롭게 할까? 이렇게 짧은 문제에서는 차이가 작지만, 문자로 푼 일반해에는 긴 문제에서 금세 드러나는 장점이 몇 가지 있다.
- 문자로 쓴 공식을 보고 말이 되는지 알 수 있다. 공식
에서 이동 거리가 분자에 있으므로 선로가 길면 시간도 길다. 속력은 분모에 있으므로 빠른 열차가 더 빨리 도착한다. 둘 다 맞다. - 공식으로 단위를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곧 설명한다.
- 실수했을 때 어디를 찾아야 할지 안다. 수로 가득한 줄에서는 실수가 훨씬 잘 숨는다.
- 계산기는 한 번만 쓰고 결과만 반올림한다. 이것이 왜 중요한지는 흔한 실수에서 보게 된다.
- 조건이 바뀌어도, 예를 들어 열차가 더 빨리 달려도 다시 대입하기만 하면 된다. 공식은 이미 있다.
단위가 맞을까?
단위까지 함께 대입했고, 단위도 수처럼 계산한다. 미터는 미터와 약분되고, 분수로 나누는 것은 역수를 곱하는 것과 같다.
구하는 시간의 단위인 초가 나왔다. 킬로미터와 시간으로 해도 마찬가지이다.
단위를 확인하면 잘못 나타낸 공식도 드러난다. 분자와 분모를 뒤바꿔
이것은 시간의 단위가 아니다. 계산해 보지 않아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바로 안다.
두 방법의 결과는 같다
확인을 위해 열차를 킬로미터와 시간으로 한 번 더 계산해 보자.
처음에 본 수수께끼의 0.025가 여기 있다. 이번에는 이것이 시간이라는 것을 안다. 킬로미터를 킬로미터 매 시로 나누면 시간이 나오기 때문이다. 초로 바꾸려면 1시간 대신 3,600 s를 대입한다.
같은 90 s가 나왔다. 어느 방법이 더 나을까? 문제에 따라 다르다. 운동학과 동역학에서는 가속도와 힘도 미터와 초로 계산하므로 거의 언제나 미터와 초로 바꾼다. 모든 것이 킬로미터와 시간으로 주어지는 자동차나 열차 여행 문제에서는 그대로 두는 편이 편할 때가 많다.
결과가 그럴듯할까?
마지막으로 결과가 말이 되는지 어림해 본다. 속력 72 km/h는 60분에 72 km, 즉 1분에 1.2 km를 간다는 뜻이다. 이동 거리 1.8 km는 그 1.5배이므로 열차는 1분의 1.5배가 걸린다. 1분 30초, 맞다. 답: 열차는 1.8 km를 1분 30초에 간다.
평범한 경험만으로 충분할 때도 많다. 하은이는 1.5 km 떨어진 학교에 걸어서 가는데 18 min이 걸린다. 하은이는 얼마나 빠르게 걸을까? 미터를 분으로 나누면 다음을 얻는다.
이것이 미터 매 초가 아니라 미터 매 분이라는 것을 잊고 킬로미터 매 시로 ‘바꾸면’
3.6을 곱하면 대략 5 km/h로, 보통의 걸음이다. 대강 확인할 때는 속력 표가 쓸모 있다. 걷는 사람은 5 km/h 안팎, 자전거는 20 km/h 안팎, 고속도로의 자동차는 110 km/h이다. 3,000 km/h로 달리는 자동차나 1 km를 3초에 가는 열차가 나오면 실수를 찾아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이다.
순서 정리
열차로 순서 전체를 살펴보았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정리. 아는 것은 각 물리량을 문자, 수, 단위로, 구하는 것은 물음표와 함께 적는다.
2. 단위 환산. 모든 것을 같은 단위, 보통은 미터, 초, 미터 매 초로 바꾼다.
3. 그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그림에 물리량을 적는다.
4. 일반해. 공식에서 구하는 물리량을 문자만 써서 나타낸다.
5. 대입. 완성된 공식에 수를 단위와 함께 대입해 결과를 계산한다.
6. 단위 확인. 구하는 물리량의 단위가 나왔는지 확인한다.
7. 어림. 결과가 그럴듯한지 따져 보고, 문제의 질문에 온전한 문장으로 답한다.
동역학을 포함해 이후의 모든 문제를 이 순서로 푼다. 동역학에서는 물리량에 힘이 더해지고, 어떤 힘이 어느 쪽으로 작용하는지 그림에 그려야 하므로 그림이 더 중요해진다.
흔한 실수
분을 시간처럼 대입하기. 걷는 사람의 속력이 5 km/h이다. 15 min 동안 얼마나 갈까? s = v · t에 15를 그대로 대입하면 다음을 얻는다.
속력이 킬로미터 매 시였으므로 75 km라고 쓴다. 그러면 걷는 사람이 15분 만에 서울에서 거의 천안까지 간 셈이다. 속력이 킬로미터 매 시이므로 시간은 시간 단위여야 한다. 15분은 4분의 1시간, 즉 0.25 h이다.
수를 단위 없이 대입하면 이런 실수를 놓치기 쉽다. 단위와 함께 대입했다면 킬로미터 매 시 곱하기 분이 나왔을 것이고, 이것은 약분되지 않는다.
시간의 소수 부분은 분이 아니다. 예를 들어 1.5 h은 1시간 50분이 아니라 1시간 30분이다. 1시간은 100분이 아니라 60분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0.25 h은 25분이 아니라 15분이다. 시간의 소수 부분에 60을 곱하면 분으로 바뀐다.
중간 결과 반올림. 시간 단위로 계산한 열차를 다시 보자. 0.025 h이 나왔다. 소수 둘째 자리까지 반올림하는 버릇이 있는 사람은 0.03 h으로 쓰고 계속한다.
90 s 대신 108 s, 즉 18 s 더 많이 나왔다. 오차가 20%나 되는데, 별것 아닌 듯한 반올림 한 번 때문이다. 겨우 1,000분의 5시간을 더했을 뿐이지만, 0.025는 작은 수여서 1,000분의 5가 그 5분의 1이나 된다. 3,600을 곱하자 1,000분의 5시간이 18 s가 되었다. 그러니 중간 결과는 아예 반올림하지 말거나, 적어도 결과에 남기고 싶은 자릿수보다 두세 자리를 더 남기자. 가장 확실한 것은 일반해이다. 수는 마지막에 계산하고, 원하는 단위로 나타낸 최종 결과만 한 번 반올림한다.
자전거 문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마지막으로 문제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단계씩 풀어 보자. 자전거가 자전거길을 18 km/h의 일정한 속력으로 달린다. 4.5 km를 가는 데 얼마나 걸릴까?
아는 것과 구하는 것을 적는다.
이동 거리는 킬로미터, 속력은 킬로미터 매 시로 단위가 섞이지 않으므로 이번에는 바꿀 필요가 없고 시간은 시간 단위로 나온다. 확인을 위해 나중에 초로도 계산한다. 그림은 열차와 거의 같다.
일반해는 열차에서 이미 알고 있다.
단위가 맞다. 킬로미터를 킬로미터 매 시로 나누면 시간이 된다. 4분의 1시간은 다음과 같다.
이번에는 같은 계산을 기본 단위로 해 본다. 바꾼다.
그리고 대입한다.
1분은 60초이므로
결과가 말이 될까? 자전거는 1시간에 18 km를 가므로 4분의 1시간에는 그 4분의 1인 4.5 km를 간다. 가야 할 거리와 정확히 같다. 답을 온전한 문장으로 쓴다. 자전거는 4.5 km를 15 min에 간다.
두 자동차가 만나거나 한 자동차가 다른 자동차를 따라잡는 운동에 관한 문장제도 같은 순서로 풀 수 있다. 거기서는 그림과 일반해가 정말 쓸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