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속 원운동
회전목마의 목마, 초바늘의 끝, 타이어 홈에 낀 작은 돌(자동차에서 볼 때)은 원을 따라 돈다. 이때 늘 같은 빠르기를 유지하면 이 운동을 등속 원운동이라고 한다. 운동 경로는 원이고 속력은 변하지 않는다. 같은 시간 동안 같은 길이의 호를 그린다.
반면 속도의 방향은 쉬지 않고 바뀐다. 속도의 화살표는 언제나 원의 접선 방향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이 운동은 속도의 크기만 일정하다. 이 운동을 수로 어떻게 나타낼까?
직선 위에서는 위치를 정하는 데 수 하나, 즉 축 위의 위치면 충분했다. 원 위에서도 수 하나면 된다. 물체가 출발점에서부터 돈 각이다. 그래서 여기서는 어디서나 각이 함께 나온다.
주기와 진동수
놀이공원의 회전목마가 출발한 뒤 늘 같은 빠르기로 돈다. 스톱워치를 들고 옆에 서서 재어 보니 목마를 탄 친구가 10초마다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주기라고 하고, T로 나타내며 초 단위로 잰다.
거꾸로 물을 수도 있다. 회전목마는 1초 동안 몇 바퀴를 돌까? 이것이 진동수 f이다. 한 바퀴에 10초가 걸린다면 회전목마는 1초 동안 10분의 1바퀴를 돈다. 일반적으로 진동수는 한 바퀴를 주기로 나누어 구한다.
값을 대입한다.
“매 초”라는 단위, 즉
초바늘은 1분 만에 문자판을 한 바퀴 돌므로 주기는 T = 60 s, 진동수는
모터와 세탁기는 진동수를 분당 회전수로 나타낸다. 1,200 rpm으로 탈수하는 세탁기는 1분 동안 통을 1,200번 돌린다. 1분은 60초이므로 1초 동안에는 다음과 같다.
회전은 횟수일 뿐이므로 초당 회전수와 헤르츠는 같다. 통이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로 0.05초이다. 창 너머의 빨래가 흐릿하게만 보이는 것도 당연하다.
호의 길이로 재는 각
회전목마는 어떤 시간 동안 어떤 각만큼 돈다. 이 각을 도(°)로 재는 방법은 이미 안다. 4분의 1바퀴는 90°, 한 바퀴는 360°이다. 그런데 물리학에서는 각을 라디안으로 재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 이유는 곧 알 수 있다.
꼭짓점이 원의 중심에 있는 각을 생각하자. 각의 두 변은 원에서 길이 s인 호를 잘라 낸다. 더 큰 원에서는 같은 각의 호가 더 길고, 반지름이 커진 만큼 길어진다. 원이 2배 크면 호도 2배 길다. 그래서 호의 길이와 반지름의 비는 원의 크기와 관계없고 각에만 달려 있다. 이 비가 라디안으로 나타낸 각의 크기이다.
물체가 원을 따라 돈 각을 회전각이라고 하고, 그리스 문자 φ(파이)로 나타낸다. 1라디안은 호의 길이가 반지름과 같은 각이다. 그러니 라디안으로 나타낸 수는 호에 반지름이 몇 개 들어가는지를 나타낸다.
그렇다면 한 바퀴는 몇 라디안일까? 이때 호는 원의 둘레 전체, 즉 2π · r이다.
예상대로 반지름이 약분되었다. 한 바퀴는 2π라디안, 대략 6.28라디안이다.
반 바퀴는 π rad = 180°, 4분의 1바퀴는
단위가 어떻게 되었는지 살펴보자. 호의 길이와 반지름은 모두 미터이고, 나누면 미터가 약분되어
회전목마로 돌아가자. 중심에서 2 m 떨어진 안쪽 목마가 자기 호를 따라 3 m 움직인다. 목마는 얼마만큼의 각을 돌았을까? 공식에 호와 반지름을 대입한다.
호에는 반지름이 1.5개 들어간다. 도로 나타내면
왜 도를 쓰지 않을까? 360이라는 수는 고대 바빌로니아 사람들에게서 물려받은 약속인 반면, 라디안은 원 자체에서 나온다. 그래서 호의 길이를 아주 간단히 s = φ · r로 구할 수 있다. 도를 쓰면 이 공식에 분수
각속도
회전목마가 도는 빠르기는 각속도 ω(오메가)로 나타낸다. 각속도는 단위 시간 동안 도는 각이다.
각은 라디안으로, 시간은 초로 재므로 각속도의 단위는 rad/s이다. 등속 원운동에서는 물체가 같은 시간 동안 같은 각만큼 돌므로 각속도가 일정하다.
한 주기 동안 회전목마는 한 바퀴, 즉 2π라디안을 돈다. 따라서 다음과 같다.
공식에 회전목마의 주기를 넣는다.
회전목마는 1초마다 0.5라디안보다 조금 더, 즉 약 36°씩 돈다. 주기가 60 s인 초바늘은 6배 느리므로
진동수와 각속도는 헷갈리기 쉬우므로 주의하자. 둘 다 회전목마가 얼마나 빠르게 도는지를 나타내지만 단위가 다르다. 진동수는 초당 회전수로, 각속도는 초당 라디안으로 나타낸다. 한 바퀴는 2π라디안이므로 각속도는 언제나 진동수보다 2π배 큰 수이다. 2π를 잊으면 회전목마의 각속도가 0.63 rad/s 대신 0.1 rad/s로 나온다. 라디안은 그냥 수이므로 rad/s와 Hz는 약분하면 둘 다 “매 초”일 뿐이다. 그래도 각속도를 헤르츠로 쓰지 않는 것은 진동수와 헷갈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각속도가 일정하면 각은 등속 직선 운동의 이동 거리와 같은 방법으로 구한다. 속력 대신 각속도를, 이동 거리 대신 각을 쓸 뿐이다.
즉 4분의 1바퀴이다. 실제로 주기의 4분의 1이 2.5 s이다.
각속도에서 중요한 점은 회전목마 전체가 같은 각속도를 가진다는 것이다. 가장자리의 목마도, 중심 근처의 목마도 같은 10초 동안 한 바퀴를 돌고, 1초마다 같은 각만큼 돈다.
가장자리가 더 빠른 이유
회전목마에서 두 목마가 나란히 돈다. 안쪽 목마는 중심에서 2 m, 바깥쪽 목마는 4 m 떨어져 있다. 두 목마는 한 막대에 매달린 것처럼 함께 움직이므로 같은 시간 동안 같은 각을 그린다. 그런데 바깥쪽 목마는 더 큰 원을 따라 돌므로 같은 시간 동안 2배 긴 호를 간다. 둘은 같은 바퀴 수를 돌지만, 바깥쪽 목마의 한 바퀴가 2배 길다.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듯이 두 목마가 달린 살은 통째로 돌고, 두 목마의 각은 같은데도 빨간 자취가 파란 자취보다 2배 빠르게 늘어난다.
같은 시간 동안 2배의 거리를 가면 속력이 2배이다. 속력을 계산해 보자. 한 바퀴 동안 목마는 자기 원의 둘레 전체 2π · r을 가고, 여기에 한 주기 T가 걸린다. 속력은 이동 거리를 시간으로 나눈 것이다.
주의하자. r은 중심에서의 거리, 즉 목마가 도는 원의 반지름이지 회전목마 전체의 지름이 아니다. 바깥쪽 목마에는 4 m를 대입한다.
약 9 km/h로, 가볍게 뛰는 빠르기이다. 안쪽 목마는 다음과 같다.
약 4.5 km/h로, 보통 걷는 빠르기이다. 한가운데에 서 있는 사람은 제자리에서 돌 뿐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은 가장자리의 목마를 차지하려고 다툰다. 바람도 그곳이 더 시원하다. 중심 가까이에 앉은 사람은 사실상 조랑말을 탄 셈이다.
속력은 각속도에서 출발해서 구할 수도 있다. 속력은 이동 거리를 시간으로 나눈
분수
속력 v는 각속도와 헷갈리지 않도록 따로 선속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각속도가 같으면 선속력은 중심에서의 거리에 정비례한다. 바깥쪽 목마로 확인해 보자.
맞는다. 안쪽 목마는
이 공식은 거꾸로도 쓸 수 있다. 회전목마 주인이 바깥쪽 목마가 3 m/s로 달리기를 바란다. 회전목마는 얼마나 빠르게 돌아야 할까? 관계식 v = ω · r의 양변을 반지름으로 나눈다.
주기는 관계식
그러니 회전목마가 한 바퀴 도는 데 10초가 아니라 약 8.5초가 걸려야 한다. 그러면 안쪽 목마는 절반의 속력 1.5 m/s로 달린다.
정반대의 극단으로 시계를 보자. 길이가 10 cm인 분침의 끝은 주기 3,600 s로 돌므로 속력은 다음과 같다.
1초에 약 6분의 1 mm이므로 달팽이도 앞지를 수 있다. 그래서 분침이 움직이는 것은 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5분 뒤에는 보인다.
끝으로 세탁기로 돌아가자. 통의 반지름은 약 25 cm, 즉 0.25 m이고 각속도는 40π rad/s이다.
약 113 km/h이다. 탈수할 때 통의 벽에 달라붙은 양말은 세탁기가 욕실에 가만히 서 있는데도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만큼 빠르게 달린다.
회전목마의 목마도 통 속의 양말도 늘 같은 속력으로 움직이지만, 속도 화살표는 순간마다 다른 쪽을 가리킨다. 이런 운동에 왜 가속도가 있는지, 그 가속도가 어디를 향하고 얼마나 큰지는 다음 글 구심 가속도에서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