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과 정지 거리
시내에서 시속 50 km로 달리는데, 20 m 앞에서 아이가 공을 쫓아 주차된 자동차 사이로 뛰어나온다. 멈출 수 있을까? 자동차는 아이를 본 순간 멈추지 않는다. 운전자가 먼저 반응해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고, 그다음에야 자동차가 느려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장애물을 본 순간부터 멈출 때까지의 거리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 공주 거리 sr: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기 전까지 자동차가 가는 거리,
- 제동 거리 sb: 브레이크를 밟은 순간부터 멈출 때까지 가는 거리.
아래 첨자 r은 reaction(반응), b는 braking(제동)의 머리글자이다. 둘을 합한 것이 정지 거리이다.
공주 거리
운전자가 장애물에 반응하기까지는 반응 시간 tr이 걸린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차리고, 판단하고, 발을 가속 페달에서 브레이크로 옮겨 밟아야 한다. 푹 쉬고 집중한 운전자라면 약 1 s 걸리고, 운전면허 학원에서도 1초로 계산한다. 피곤한 운전자나 마침 메시지에 답장하던 운전자는 훨씬 늦게 반응한다. 시속 50 km로 달리면서 휴대전화를 2초 동안 보면 앞을 보지 않은 채 거의 28 m를 간다.
반응 시간 동안 자동차의 속력은 변하지 않는다. 운전자가 아직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주 거리는 등속 운동의 이동 거리이다.
시속 50 km를 미터 매 초로 바꾸면
거의 14 m를 가는 동안 자동차는 아직 느려지기 시작하지도 않았다.
제동 거리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자마자 자동차는 느려지기 시작한다. 좋은 자동차는 마른 아스팔트에서 크기가 약 7 m/s2인 감속을 한다. 즉 1초마다 7 m/s씩 느려진다. 달리는 방향을 양의 방향으로 잡으면 가속도는 음수 a = −7 m/s2이 된다. 브레이크를 밟는 동안 이 가속도가 변하지 않는다고 하자. 그러면 제동은 가속도가 음수인 등가속도 직선 운동이며, 이것을 등가속도 감속 운동이라고도 한다.
제동은 자동차가 달리던 속력 v에서 시작해 속력 0에서 끝난다. 시간은 필요 없으므로 시간이 없는 관계식
공식의 마이너스 부호에 놀랄 필요는 없다. 가속도가 음수이므로 분모도 음수이고, 분수 전체는 거리답게 양수가 된다. 마이너스 부호와 음수 a에서 양수, 즉 감속의 크기가 나온다. 이것을 가속도의 크기
공식에 수를 넣는다. 중간 결과를 반올림하지 않도록 속력은 분수 그대로 둔다.
단위도 맞는다. 제곱미터 매 초 제곱을 미터 매 초 제곱으로 나누면 미터이다. 시속 50 km에서 자동차는 13.8 m를 가서 멈춘다. 반응 시간 동안 간 거리와 거의 같다.
속력을 킬로미터 매 시 그대로 넣고 싶어진다. 그러면
제동에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공식 v = v0 + a · t에서 나중 속력을 0으로 놓고 같은 방법으로 정리하면 다음을 얻는다.
브레이크를 밟고 멈출 때까지 2초가 조금 안 걸린다.
운동 전체는 속도-시간 그래프로 볼 수 있다. 반응 시간 tr 동안 그래프는 수평이다. 자동차가 일정한 속력으로 달리기 때문이다. 그다음에는 직선을 따라 0까지 내려간다. 이동 거리는 그래프 아래의 넓이이다. 파란 직사각형이 공주 거리, 빨간 삼각형이 제동 거리이다. 삼각형의 넓이는 직각을 낀 두 변의 곱의 절반이므로
아이 앞에서 멈출 수 있을까?
정지 거리를 차례로 계산해 보자. 먼저 조건을 적고, 속력은 곧바로 미터 매 초로 바꾼다.
정지 거리는 일반적으로 두 부분의 합이다.
두 부분은 이미 계산했다.
아이를 본 순간부터 자동차는 약 28 m, 승용차 길이의 약 6배를 간다. 20 m 앞에 뛰어나온 아이 앞에서는 멈출 수 없다. 아이가 있는 곳에 이르렀을 때는 반응 시간이 지난 뒤 브레이크를 밟고 겨우 6 m를 갔을 뿐이고, 자동차는 아직 거의 시속 40 km로 달리고 있다.
속력이 2배이면 제동 거리는 4배
국도에서 시속 100 km로 달린다면 어떨까? 속력은
로, 시속 50 km일 때의 4배이다. 자동차는 모두
왜 하필 4배일까? 제동 거리 공식에서 속력은 제곱되고, 2배를 제곱하면 4배이다. (2 · v)2 = 4 · v2이다. 공주 거리는 속력에 정비례할 뿐이므로, 빠르게 달릴수록 정지 거리에서 제동 거리가 차지하는 몫이 커진다. 130 km/h로 달리는 자동차는 반응 시간 동안 36 m를 가지만, 브레이크를 밟은 뒤에도 93 m를 더 간다. 장애물을 본 순간부터 멈출 때까지 거의 130 m가 필요하므로 축구장 전체보다 길다.
그래프로 보면 더 잘 보인다. 여기서 시간은 브레이크를 밟은 순간부터 잰다. 시속 100 km에서는 그래프가 2배 높은 곳에서 시작하고, 속력이 1초에 7 m/s로 똑같이 빠르게 줄어들므로 제동도 2배 오래 걸린다. 삼각형은 높이도 너비도 2배이므로 넓이는 4배이다. 흰 선과 빨간 선이 이 삼각형을 빨간 삼각형과 합동인 삼각형 4개로 나눈다.
어린이 보호구역의 시속 30 km
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제한 속도가 30 km/h이다. 시속 20 km 차이가 정말 의미가 있을까? 시속 30 km, 즉 8.3 m/s에서 자동차는 반응 시간 동안 8.3 m를 가고, 제동 거리는 다음과 같다.
자동차는 13.3 m를 가서 멈춘다. 시속 50 km로 달리는 운전자는 반응 시간 동안에만 13.9 m를 간다. 시속 30 km로 달린 운전자가 이미 멈춰 선 곳에서 다른 운전자는 아직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하지도 않았고, 시속 50 km 그대로 아이와 부딪친다.
차간 거리는 얼마나?
국도에서 90 km/h, 즉 25 m/s로 다른 자동차 뒤를 따라가는데, 앞차가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두 자동차의 제동 성능이 같으면 제동 거리도 같다. 하지만 뒤차는 반응 시간만큼 늦게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하고, 그동안 원래 속력으로 25 m를 간다. 그래서 차간 거리는 적어도 공주 거리만큼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차를 들이받는다.
운전면허 학원에서는 2초 규칙을 가르친다. 앞차가 도로 표지석을 지난 뒤 2초가 지나기 전에 그 표지석에 이르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시속 90 km에서는 50 m로, 공주 거리의 2배이다. 이 여유는 쓸모가 있다. 내 차의 브레이크가 더 나쁠 수도 있고, 앞차가 장애물에 부딪혀 제동 거리보다 훨씬 짧게 멈출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빠르게 달렸을까?
공식은 거꾸로도 쓸 수 있다. ABS가 없는 오래된 자동차는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바퀴가 잠기고 도로에 검은 스키드 자국을 남긴다. 마른 도로에서 사고가 난 뒤 경찰이 길이 25 m인 스키드 자국을 쟀다. 운전자는 제한 속도인 시속 50 km로 달렸다고 주장한다. 사실일까? 조건은 다음과 같다.
제동 거리 공식에서 속력을 나타낸다. 양변에
값을 대입한다.
제곱미터 매 초 제곱의 제곱근은 미터 매 초이다. 자동차는 적어도 약 67 km/h로 달렸으니 시속 50 km는 결코 아니다. 시속 50 km였다면 스키드 자국은 13.8 m뿐이었을 것이다.
젖은 도로와 빙판
젖은 도로, 눈길, 빙판에서는 타이어가 미끄러운 노면을 잘 붙잡지 못하므로 자동차가 덜 느려진다. 그 원인은 마찰이며, 마찰은 힘을 다룰 때 살펴본다. 지금은 감속이 작아진다는 것만 알면 충분하다. 감속은 공식의 분모에 있으므로 감속이 절반이면 제동 거리는 2배가 된다. 대략적인 값과 시속 50 km에서의 제동 거리는 다음과 같다.
| 노면 | sb (m) | |
|---|---|---|
| 마른 아스팔트 | 7 | 13.8 |
| 젖은 아스팔트 | 5 | 19.3 |
| 눈길 | 3 | 32.2 |
| 빙판 | 1 | 96.5 |
빙판에서는 시속 50 km에서 멈추는 데 거의 100 m가 걸린다. 공주 거리는 노면과 관계없고 속력과 운전자에게만 달려 있다. 그래서 겨울에는 더 천천히, 차간 거리를 더 넓게 두고 달린다.
제동 거리 계산기
속력, 반응 시간, 노면을 입력하면 계산기가 공주 거리, 제동 거리, 정지 거리, 그리고 장애물을 본 순간부터 멈출 때까지의 시간을 구한다. 노면에 따른 감속은 위의 표와 같으며 대략적인 값일 뿐이다. 타이어가 닳았거나 브레이크가 나쁘면 더 작아진다.
제동할 때는 속력이 고르게 줄어든다. 그 반대의 경우는 날마다 볼 수 있다. 무엇이든 떨어뜨리기만 하면 된다. 떨어지는 돌은 1초마다 속력이 같은 만큼씩 커진다. 돌이 물에 닿는 소리가 2초 뒤에 들리는 우물은 얼마나 깊은지, 그리고 달에서는 왜 망치와 깃털이 동시에 떨어지는지는 다음 글 자유 낙하에서 계산한다.